(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은행 예금액 중 가계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예금의 총액은 1305조558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계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6%(600조1115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1975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1990년대까지 60% 수준을 유지했던 가계예금 비중은 2000년대 들어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고 지난 2007년 처음으로 50% 미만의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47.5%)과 2013년(49.7%) 일시적으로 비중이 증가하기도 했으나 이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2014년부터 4년 연속 가계예금의 비중은 낮아졌다.
가계예금 비중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 2012년 7월 3.25%에서 3%로 인하된 이후 2016년 9월 1.25%까지 줄곧 하락해왔다. 지난해 11월 들어서야 6년만에 기준금리가 1.5%로 인상됐다.
오랜 저금리기조로 인해 금융소비자들이 은행에 예금을 하기보다 상대적으로 고수익이 발생하는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 등에 자본을 투자한 것이다.
또한 고용 여건 악화로 인한 가계소득 여력 감소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만2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3월(46만6000명) 대비 24.03%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 2월 10만4000명에 이어 취업자수 증가가 두 달 연속 10만명선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은 1450조8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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