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금리가 올라가면, 카드·캐피탈사의 자금조달비용이 연간 최저 4100억원에서 최대 8300억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는 15일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여전업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자금조달환경 악화 요인이 늘어남에 따라 건전성 추이 등 장기적 관점에서의 위험요인 모니터링 및 위험관리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 2월과 이번달 12일에 금융통화위원회가 한국은행 기준 금리를 1.50%로 유지하겠다고 결정했지만, 주요 선진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기조 영향으로 국내 기준금리 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았다.
국고채 3년물 금리의 경우 지난 1월 초의 경우 2.12%였지만, 지난 2월 20일 2.32%로 최고치에 도달했으며, 회사채 3년물(AA-)의 경우 같은 기간 2.66%에서 지난 3월 6일 2.86%로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보았다.
연구소는 대출금리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저신용자, 한계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카드사 및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자금조달비용 상승 및 대출 관련 대손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는 카드사의 경우 저금리 덕택에 2014~2017년 동안 연평균 2500억원의 조달비용이 줄었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차입부채 규모는 2013년 46조5000억원, 2015년 57조6000억원, 지난해 69조7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평균 조달금리가 2013년 3.96%, 2015년 3.07%, 2017년 2.31%로 하락하면서 조달비용은 2013년 1조8400억원, 2015년 1조7700억원, 지난해 1조6100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추가 금리 인상이 도래할 경우 카드사의 조달금리가 25bp(0.25%, 1bp는 0.01%)~50bp 오르면 조달비용은 1700억원~35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조달비용 부담은 캐피탈사가 더 컸다. 캐피탈사의 차입부채 규모가 지난해 기준 95조8000억원으로 카드사보다 26조1000억원 더 많기 때문이다.
캐피탈사는 지난 4년간 저금리로 연평균 2500억원의 조달비용 인하효과를 보았지만, 조달금리가 25bp~50bp 정도 오를 경우 조달비용은 2400억원~48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보고서는 카드사의 경우 카드채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증가 및 한계차주 중심의 카드대출 부실화 관련 잠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탈사의 경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기업·가계대출 관련 잠재적인 건전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관측했다.
다만, 카드사의 경우 지난해 고위험 대출에 대한 추가충당금 적립 규정이 신설되고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이 강화됐으며, 최근 3년여 간 캐피탈사의 신용등급별 여전채 스프레드의 변동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이같은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 시장금리 변동성, 예상치 못한 금리충격 발생 등 자금조달환경 악화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과 위험관리 시나리오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자본시장 중심의 조달원을 다변화하고 채권의 만기 분산과 만기구조 장기화로 조달비용 상승 위험에 대비할 것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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