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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형민 에너낙 코리아 대표 "경영의 바탕은 '신뢰'"

"전력수요반응 중요성 커져… 관련 시장 지속 성장할 것"
“DR제도 도입 취지, 질적 성장 감안한 개선방안 고려해야”

 

(조세금융신문=대담_신승훈 편집국장, 정리 및 촬영_신경철 기자)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 전통적으로 이를 조정하기 위해 공급을 강조하다보니 수요 측은 수동적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수요를 공급 측 자원과 동일하게 간주하려는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력 수요반응 (Demand Response, DR) 거래시장’ 제도다.”


김형민 에너낙 코리아(EnerNOC Korea) 대표는 DR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DR제도는 공적인 기능이나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 국가 위기로 치닫을 수 있는 블랙아웃(Black out)의 예방적 기능은 물론 지속적인 환경보호 차원의 가치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DR제도의 철학과 취지를 재검토하여 DR제도의 공적인 기능과 역할이 강조되어야 한다. DR제도에 참여한 기업은 전력사용 감축 등을 통해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금전으로 보상 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아낀 전력을 되팔 수 있는, 일종의 전력거래시장인 셈이다.


지난 1월 29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에너낙 코리아 본사에서 김형민 대표를 만나 DR제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 봤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에너낙 코리아는 국내 1위 규모의 전력수요관리 회사로 알려져 있다.
에너낙 코리아(EnerNOC Korea)의 본사인 에너낙(EnerNOC)은 2001년 설립된 글로벌 1위 전력수요관리 업체로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북미, 유럽, 호주, 한국, 뉴질랜드, 일본, 대만 등 12개 국가에서 에너지관리 컨설팅과 전력수요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에너낙은 지난해 8월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에넬(Enel)과의 합병을 통해 DR사업과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에너낙과 합병한 에넬은 1962년 이탈리아에 설립된 31개국 기반의 세계적인 에너지 회사로, 총 85GW의 에너지(원전 85기에 해당)를 운영하고 있다. 에넬은 유럽 최대 규모의 회사로서, 가스, 신재생 에너지, 전력 인프라 및 네트워크, 발전, 전력 판매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매출은 92조 2500억원(2016년 기준)에 이르며, 미국 포춘지 선정 ‘2017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 50’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국내에 진출한 에너낙 코리아는 19개 사업자중 유일하게 1.1GW 이상의 전력 수요반응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원전 1기에 달하는 전력을 발전이 아닌 절전으로 생산하는 ‘가상 발전소(Virtual Power Plant)’인 셈이다. 공공기관, 전국 주요 대학, 700여개의 제조사업장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Q DR제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DR제도는 전력 위기의 상황 즉, 전력 목표수요 초과 예상 또는 공급부족으로 전력 예비율이 현저히 떨어질 때 전력의 수요 요구량과 사용량을 줄여 전력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관리해주는 에너지 관리 방법이다.


쉽게 말해 과거에는 전력 안정화를 위해 공급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DR제도는 전력 수요관리에 중점을 두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다. 전력수요를 감축해 전력 예비력을 확보하고, 전력망을 안전하게 유지시켜 대규모 정전 사태인 블랙아웃과 같은 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


Q 블랙아웃을 DR제도로 막을 수 있을까?
1978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블랙아웃을 겪은 국가는 16개국이나 된다. 사상 최악의 정전 사태로는 2003년에 발생한 미국 동부 정전을 들 수 있다. 당시 뉴욕 뉴저지 등 미국 7개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3일간 대정전이 지속됐다.


피해액만 약 6조8000억원에 달했고 각종 안전사고, 인명피해, 교통문제 등이 발생했다.


블랙아웃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하다. 하지만 안정적인 공급만으로는 이러한 위험을 관리할 수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DR 제도다. 전력의 공급 측면만이 아니라 수요 또한 적극 관리해야 블랙아웃과 같은 국가적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

 

Q 새정부 들어 전력수급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었다. DR시장 규모를 전망한다면?
과거 에너지정책이 발전자원을 중요하게 여겼다면 2014년 DR제도 도입 이후로는 발전자원과 수요자원의 가치가 동등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인식을 정부와 시장이 공유한 것으로 생각한다.


DR제도는 지난 2011년 9월 당시 전국이 블랙아웃 위기에 처하자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도입됐다. 현재는 3580개 기업이 원전 3~4기 분량인 약 4.3GW 규모의 전력을 DR제도를 통해 등록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는 앞으로 가정·소규모 공장 등 일반 국민의 DR시장 참여도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를 덜 쓰는 대신 정부 보조금을 받는 DR제도를 일반 가정으로 확대해 발전소 건설비용 절감과 에너지 소비 효율화 등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DR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Q DR시장 선진화를 위한 과제가 있다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 전력수요자원시장 확대가 포함됐다. 공급위주의 전력 수급정책을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수요관리 수단의 확보가 필요하다. 정부가 전력수요관리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DR시장 확대를 포함시켰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DR상품의 다양화와 신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에너낙 코리아는 국내 1위 전력수요반응기업으로서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선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방침은 전력수요반응제도와 함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및풍력, 전력 도소매 사업 등 전력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이 연구·개발될 것이다.


Q DR시장의 서비스가 다양해진다는 의미인가?
신재생에너지의 추가적인 도입계획과 더불어 전력운용의 안정적인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를 위하여 DR자원의 ‘보조서비스(Ancillary Service)’ 사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학계에서도 이러한 보조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하여 연구 용역 등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에너낙의 경우, 이미 뉴질랜드에서 DR자원의 보조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사업을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 검토 중이다. 해외에서 사용하고 있는 보조서비스 기술과 인프라 및 실증적인 경험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수요감축요청’에 응답하고 수요와 수급을 맞추는 DR자원 시장의 다음 단계에서는 보조서비스를 통해 전력의 품질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Q 기존의 핵심역량이던 DR사업과 함께 에너지 효율화 신사업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에너지 효율화 사업은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국가 정책에 발맞춘 전략이다. 국가의 성장 동력에 발맞추어 기업에서 연구하고, 시장에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다. 이 같은 에너지 시장의 흐름과 모기업인 에넬의 에너지 신사업 방향에 맞추어, 연초에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에너낙은 올 한해 에너지 효율화사업의 통합적인 측면에서 에너지 관리, 절약과 관련된 거의 모든 아이템을 커버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일부 아이템은 이미 파일럿 사업을 시작했다.


Q 조직개편의 골자는?
DR 외 다양한 에너지 신사업을 주관하는 팀을 별도로 구성한 것과 영업지사 설립이 주요 내용이다.
사업 다각화와 전국적으로 세심한 고객 대응을 위해, 호남 지사와 영남지사 설립 계획을 확정했다. 호남지사의 경우 전력거래소 및 한국전력 본사가 소재한 전남 나주 지역에 2월 내에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Q 전략적 제휴도 진행하나?
에너낙의 궁극적인 성공 목표는 에너지 수용고객이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하고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관련 솔루션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것이다. 각 아이템에 따라서 에넬 및 에너낙의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국내의 우수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것이다. 에너지 관리영역 뿐만 아니라 생산 쪽으로도 방향은 열려 있다. 선진 기술력과 국내 사업능력을 최적으로 mix하여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Q 최근 통신사들이 스마트홈시스템, 건물 에너지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하며 에너지관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협업도 가능할까?
에너낙 코리아의 경쟁자는 전력수요사업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IT, 소프트웨어, 통신사업자 등 다양한 업종과 사업자들이 DR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 통신사 역시 4차 산업 발전과 궤를 같이 하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IT, 전기차 등 관련사업자, 통신사 등은 경쟁자라기보다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시장의 경쟁상황은 어떤가?
DR제도의 도입취지에 걸맞게 관련 기업들의 난립을 막고 경쟁력 확보를 통한 질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최근 전력수요관리 사업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수수료율, 인센티브, 부가서비스 등 금전적인 논리에 따라서 참여기업이 움직이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수요관리사업자의 지나친 경쟁이 가져온 역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DR제도에 참여하는 기업은 국가의 전력수급 균형에 기여 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금전적인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경제적 보상이나 편리성에 매몰돼 제도에 참여하려는 기업이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Q 올해 ‘무제한 휴가제도(Unlimited Paid Time Off)’를 도입했다. 그만큼 성과평가나 직원들의 동기부여 등에 자신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제한 휴가제도는 글로벌 본사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에너낙 코리아는 올해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


무제한 휴가제도는 휴가 일수에 상관없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휴가 날짜를 선택하여 본인이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제도다. 성과평가 시스템이 완벽한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직원들의 책임감과 신뢰가 뒷받침이 되는가가 더 중요한 요소 라고 생각한다.


에너낙 코리아는 모든 일의 성과는 ‘사람으로부터 시작해 사람으로 마무리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기 위해 책임감을 통한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 오피스(Smart Office)’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오피스는 직원들이 자리 구분 없이 출근하는 순서대로 원하는 자리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율좌석제’를 활용한 근무방식이다.


무제한 휴가제도와 스마트 오피스 모두 직원간 ‘연결’돼 있음을 전제로 한다. 업무가 가능한 상태라면 그것이 어디이든 일하는 장소는 중요치 않다.


Q 직원들이 ‘무제한 휴가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우리가 먼저 시작한다는 일회성, 홍보성 제도가 아니다. 특히 무제한 휴가제를 도입해도 직원들이 업무를 지연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다. 사무실에 출근해야 하는 이들은 출근하고 그럴 필요가 없는 이들은 어디서든 자신의 업무를 완수하면 된다. 같은 성과라면 제도를 잘 활용한 직원을 높게 평가할 방침이다. 물론 부서별, 업무별 차이는 있겠지만 제도를 잘 활용한 이들에게 ‘이익’을 제공해 제도를 안착시킬 것이다.


Q 리더십이 중요할 것 같다. 리더십의 주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리더(Leader)의 자질’, ‘리더란 무엇인가’ 등 이런 정의 자체가 무의미해졌다고 생각한다. ‘대표니까 회사의 지도자고 직원들은 대표를 따르는 조직원이다’라는 식으로 규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표나 사원, 대리, 과장 등 모두가 의사결정을 한다. 다만 결정 주체의 사내 위치에 따라 크기나 영향력의 차이가 있을뿐 모든 구성원의 의견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리더십보다는 조직 구성원간 ‘신뢰’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직위에 맞는 의사결정을 하고 구성원들이 그 의사 결정을 신뢰하는 것. 그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일하면서 필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형민 대표는… 영국 레스터 대학교에서 경제학,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1990년대 중반 코리아 타임즈 정치·경제부 등을 돌며 특종기자로 이름을 알렸고, 2000년 청와대에 특채됐다. 김대중 정부에서 해외언론 담당국장, 대통령 수행비서관을 역임했고, 현재까지 비상근직으로 김대중평화센터 감사 및 이희호 여사 ‘사랑의친구들 재단’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만 37세이던 2003년 12월 외환은행 최연소 상무로 전격 발탁된 뒤 2년이 채 안 돼 부행장에 올라 당시 연공서열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둘 다 역대 최연소의 기록을 세웠다.


2015년 에너낙 코리아의 사장으로 취임하여 전력수요관리시장의 개척자로서 대한민국 에너지 효율화 사업과 전력수급계획에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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