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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악화일로 KDB생명, 세금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3000억원 유상증자에도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 ‘안갯속’

 

(조세금융신문=박소현 기자) 자본건전성이 악화되던 KDB생명이 사실상 모기업이라 할 수 있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지원을 받게 되면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실제로 KDB생명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희망퇴직과 영업점포 축소 등 다각도로 경영정상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산업은행이 세금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KDB생명이 악성매물로 분류되고 있어 상황 타개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인 매각조차 쉽지 않아 산업은행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급격한 규모 확대로 당기순이익과 RBC비율 급락

KDB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자금난을 겪고 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으로부터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조성한 6500억원 규모 사모투자펀드를 통해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를 통해서 KDB생명 지분을 85% 이상 보유하게 된 산업은행은 실질적인 KDB생명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금호생명은 같은 해 KDB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명실상부한 산업은행 계열사가 됐다.

 

이후 KDB생명은 붕괴됐던 설계사 조직을 재건하고, 상대적으로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보험 상품을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갔다.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을 KDB사장으로 내려보낸 산업은행에서도 총 2000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왔다.

 

실제로 2009년 8조원 수준이었던 금호생명 자산은 KDB생명으로 바뀐 지 5년 만인 2014년 14조원을 돌파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KDB 생명이 조만간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급격한 규모 확대로 인한 문제점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드러났다. 영업조직을 확대하면서 판매직접비가 증가했고, 신계약 증가로 인한 판매수수료도 늘었다. 이와 함께 운용자산이익률 마저 감소하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지난 2014년 653억원 수준이었던 KDB생명 당기순이익은 2015년 276억원으로 반토막났고, 그나마도 2016년에는 -102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분기 -227억원 ▲2분기 -96억원 ▲3분기 -207억원으로 3분기 누적액(530억원)이 전년도 당기순손실보다 5배 이상 큰 규모로 나타났다. 분기별로 따져보면 지난 2016년 3분기부터 5분기 연속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온 셈이다.

 

KDB생명 RBC(지급여력)비율도 문제다. 지난 2010년 인수 당시 195%였던 RBC비율은 ▲2011년 184% ▲2012년 182% ▲2013년 171% ▲2014년 208% ▲2015년 178% ▲2016년 125% ▲2017년(3분기 기준) 116%으로 마침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RBC비율이란 보험계약자들이 한꺼번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줄 수 있는지 여부를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 자본건정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보험사들은 보험업법에 따라 RBC비율을 항상 100% 이상인 상태로 유지해야만 한다. 그 밑으로 떨어질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100% 미만 경영개선권고 ▲50% 미만 경영개선요구 ▲0% 미만 경영개선명령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RBC 비율이 116%까지 떨어진 KDB생명은 한계 수준에 이른 것이라 볼 수 있다.

 

문제는 KDB생명이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되면 대주주 지원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 2014년 산업은행이 민영화 추진을 중단함에 따라 이 같은 기대감이 무너졌다는데 있다. 결국 무리하게 규모를 확장 하면서 엉망이 된 자본건전성은 KDB생명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겨졌다.

 

유상증자 ‘언 발에 오줌누기’

KDB생명은 무너진 자본건전성을 바로잡기 위해 산업은행에게 유상증자해 줄 것을 끊임없이 요청했다. 하지만 그동안 투입된 자금이 무려 8500억원에 달하는 산업은행은 KDB생명이 먼저 상당한 수준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KDB생명이 외부 컨설팅업체인 SIG파트너스에게 경영진단을 맡긴 결과 영업지점 축소와 함께 대규모 감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결국 KDB생명은 지난해 8월 임직원 약 23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고, 점포도 기존 190개에서 99개로 줄이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책 일환으로 전 직원들에게 ▲사원 250만원 ▲대리 500 만원 ▲과·차장급 2000만~3000만원 수준에서 우리사주 매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 개인별 성과급을 지급해서 우리 사주 매입액만큼 보상하기로 했다.

 

그 외에도 누적결손금 2200억원이 해소될 때까지 임금 동결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해당 안건들은 노사 합의를 거쳐 KDB생명 우리사주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의결할 예정이지만 일정은 미정이다.

 

이 같은 노력 끝에 KDB생명은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승인받았다. KDB생명은 3000억원 증자가 이뤄지면 지난해 9월 기준 116%였던 RBC비율 이 160%대로 올라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반면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3000억원 증자로는 KDB생명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없다는 것이다.

 

초기 규모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판매해왔던 ‘저축성보험’ 포트폴리오가 지금에 와선 오히려 독이 됐다. KDB생명은 예정이자율 6% 이상인 금리확정형 상품과 최저보증이율 3%대인 상품 비중이 높아서 이차역마진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오는 2021년부터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이 예정된 만큼 자본건전성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부채상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는 KDB생명 경영부실에 따른 책임을 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 작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산업은행은 펀드를 통해 보유한 KDB생명 지분을 매각하려 했으나 세 차례 실패했다. 투입된 자본에 비해 매물로서의 가치가 떨어져 가격협상에 난항을 겪다가 끝내 무산된 것이다. 산업은행은 해당 펀드 만기를 올 2월로 연장한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매각되기 힘든 만큼 펀드 만기를 또다시 연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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