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양현근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016년 25.5%, 540만 가구로, 10년 전인 2006년(16.0%)에 비해 9.5%p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증가세로 초혼연령의 상승과 이혼의 증가, 고령화의 진전에 따라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1인 가구 비중은 오는 2025년 31.9%, 2035 년 34.6%로 전체 가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1인 가구의 유형은 일반적으로 혼자 살고 싶어서 택한 ‘자발적 1인 가구’와 경제적,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혼자 사는 ‘비자발적 1인 가구’로 나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자발적 1인 가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취업난으로 인한 만혼, 이혼 가구의 급증, 고령화 및 사별로 인한 노년층 가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자발적 1인 가구는 일반적으로 소득수준이 높고 본인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삶의 질이 높은 반면, 비자발적 1인 가구는 빈곤 등으로 인해 열악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산업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전의 가족 중심으로 설계되었던 소비문화나 소비재가 1인 가구 중심으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1인 가구 경제를 뜻하는 ‘1코노미’ 경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코노미(economy)와 숫자 1이 합해진 개념이다.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 혼자 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는 ‘혼영’, ‘혼밥’은 대표적인 1코노미다. 편의점, 도시락 등 가정 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의 급속한 발달도 한 예다.
카드사들도 1인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으며, 나홀로족을 위한 여행상품이나 소형가전, 소형가구 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미니멀리즘이 대세다.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초 솔로사회의 확산에 대비하여 금융권을 비롯한 산업계 전반이 소비트렌드나 소비문화의 변화를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늘어나는 1인 가구,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초 솔로사회’로 가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보인다. 가구 구조 및 트렌드가 이미 그렇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경제 및 사회시스템은 4인 가족 중심으로 짜여 있다. 부양가족 공제나 가족 중심의 각종 복지제도 등이 그 예이다.
전문가들은 프랑스나 노르웨이 등 선진국과 같이 법률적인 가족 개념을 재정의하거나 가족과 가구를 분리한 복지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구구성 형태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계층별로 적합한 지원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질병이나 빈곤 등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가족해체와 저출산, 실업난 등 각종 이슈와 더불어 사회적 병리현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청년층의 취업난 해소와 더불어 노년층 1인 빈곤가구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고용안정 등을 위한 사회적 관심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초 솔로사회’라는 말이 유행인데, 일본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아라카와가 2년 전 출간한 「초 솔로사회-독신대국 일본의 충격」이라는 책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라카와는 초 솔로사회의 확산에 대비하여 지연이나 혈연 대신 사고방식이나 공통의 목적 등으로 이어지는 ‘확장가족’이 미래의 새로운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이상 혈연으로 연결되는 전통적인 가족보다는 ‘사회’와 ‘우리’라는 공동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젊은 세대의 출산 및육아에 대한 부담이나 노년층의 빈곤 등은 더 이상 먼 훗날의 문제가 아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구구성 및 가족해체의 문제점에 대해 우리 모두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프로필] 양 현 근
• 한국증권금융 부사장, 시인
•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은행감독국장·기획조정국장
• 전) 금융감독원 외환업무실장
• 조선대 경영학과, 연세대 석사, 세종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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