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소현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3연임을 성공함에 따라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금융감독원 검사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하나은행 특정 사안에 대한 검사, 은행권 전반에 걸친 채용비리 의혹 검사가 곧 재개될 것이라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2일 시작된 금감원의 국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검사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그 외에도 금감원이 올초 착수했던 KEB하나은행을 둘러싼 ▲'창조경제 1호' 아이카이스트 부당대출 의혹 ▲중국 특혜투자 의혹 ▲채용비리 의혹 등에 대한 검사도 보류된 상태다.
금감원은 지난 12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해당 의혹들에 대한 사실규명이 우선이라면서 하나금융지주 회추위에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하나금융 회추위는 지난 15일 차기 회장 후보들에 대한 면접을 예정대로 강행하고, 지난 16일에는 최종 후보군 3명을 발표하는 등 거듭된 금감원 권고를 반영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인선 과정에 금융당국이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는 기류를 보이자 금감원은 공연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이유로 모든 검사를 멈췄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하나금융지주를 향한 권고가 두 번이나 무시당했을 뿐만 아니라 본의 아니게 다른 검사들까지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에 금융업계는 재개된 금감원 검사·심사가 김정태 회장의 3번째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실제로 최흥식 금육감독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결정되면 적격성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적격정 검사가 이뤄지면 김 회장이 은행지주사 대표 자격이 있는지 금감원이 은행법에 따라 법적 요건을 따져보게 된다.
김 회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하나은행의 아이카이스트 부당대출 의혹과 중국 특혜투자 의혹에 대한 검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금감원은 KEB하나은행 비롯한 일부 은행들 상대로 재검사 했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 사실관계 대부분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정태 회장은 지난 22일 최종후보로 선출된 후 “금융당국의 금융혁신 추진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발언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이 아이카이스트 재무제표상 분식회계 의혹을 충분히 간파할 수 있었음에도 하나은행 대출 실무자에게 4개월 만에 총 20억원이 넘는 부실 특혜대출을 취급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외에도 공투본은 김 회장이 하나금융 사외이사와 본인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부당하게 거래했을 뿐만 아니라 친분있는 중국 기업에게 특혜성 투자를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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