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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범 영등포세무서장 “배려와 소통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세정 확립”


(조세금융신문=이지한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한 1966년, 영등포세무서는 69억 4000억원의 세금을 거둬 전국에서 가장 세수가 많은 세무서로 꼽혔다. 관내 조선맥주·동양맥주는 물론 공업화 1번지 구로공단의 수많은 공장들이 한몫을 담당했다. 당시 영등포세무서의 세수는 전체의 9.8%에 달했다.


하지만 1970년대에는 석유화학단지가 몰려있는 울산세무서에 1위를 내주었고, 이후 1980년대 중반부터 강남이 개발되면서 강남세무서로 바통이 넘어갔다. 1990년도 중반부터는 중화학공업의 메카 울산세무서,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남대문세무서가 가장 많은 세수를 올렸고, 증권시장이 활황을 맞던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여의도를 관할로 하는 영등포세무서가 다시 전국 1위의 영예를 회복했다.


2015년 이후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거래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이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전국 세수 1위 세무서는 부산청 산하 수영세무서로 굳혀졌다. 수영세무서는 지난해 11조 4934억원의 세금을 걷었다. 2위는 세수 10조 1765억원의 남대문세무서, 3위는 9조 4831억원의 울산세무서가 차지했다. 영등포세무서는 6조 3300억원으로 4위 자리를 지켰다.


여전한 세수 강자 영등포세무서
2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영등포세무서는 신길동과 대림동, 도림동을 제외한 영등포구 전체를 관할구역으로 하고 있다. 전체 인구 20만 명 중 납세인원은 개인과 법인을 포함해 약 8만2000명가량의 제법큰 규모의 세무관서다.


롯데·신세계 등 백화점과 홈플러스·코스트코 등 대형 할인점은 물론 국회와 정당 등 주요 국가 기관과 KBS·국민일보 등 언론기관, 은행·증권 등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는 세수 강자 영등포세무서의 홍성범 서장을 만나봤다.


“지난 7월 제46대 영등포세무서장으로 취임하면서 직원들에게 ‘배려와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직원과 납세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언론사 등 관내 유관기관과의 격의 없는 협력적 관계 구축을 위해 주력했습니다. 취임 후 5개월 동안 정부기관과 언론기관, 금융기관 임직원 340여명과의 만남을 통해 국세청의 올바른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홍 서장의 배려와 소통 실천행보는 취임 첫날부터 시작됐다.
“200명이 넘는 직원 모두와 돌아가며 밥상을 나눴는데요, 특히 입사 3년 미만의 새내기 직원 60명과는 수시로 점심을 함께하며 많은 대화의 시간을 보내고, 모든 직원과 직접 대면결제를 통해 업무상 고충과 애로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 서장의 이 같은 배려와 소통의 노력은 영등포세무서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과장과 새내기의 대화, 멘토-멘티 자리배치 등과 함께 회계실무 특강 등으로 새내기 직원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영등포세무서는 서울 37개 세무서 가운데 2017년 기준 회계실무 합격률 3위를 달성했고, 서울청 내에서 가장 홍보를 많이 한 세무관서로 추천됐다.


화전민의 아들, 꿈을 펼치다
세무대학 3기 출신의 홍 서장은 강원도 횡성군에서도 온통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시골 마을에서 화전민의 장남으로 태어나 힘들고 어려운 어린 시절을 겪었다.


9살에 입학한 초등학교도 1년 만에 그만뒀다가 다시 입학해야 했다. 부모님의 농사일을 거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6년을 개근했다.



“집에서 30여 리 떨어진 중학교를 자전거로 통학했습니다. 버스도 있었지만 멀미가 심해서 탈 수 없었죠. 3년 내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자전거만 타고 다녔는데 펑크가 나면 때우고 넘어져 망가져도 고쳐 타다보니 나중에는 자전거 전문가 소리도 들었죠.”


홍 서장은 “공부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난생처음 우등상도 받고 전교 10등 이내에 들 수도 있었죠. 부모님은 돈이 없으니 횡성에 있는 농고로 진학하기를 바라셨는데, 무조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모님을 설득해 원주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원주고 졸업을 앞두고 학비가 무료라는 고3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가게 된 국립세무대학을 3기로 졸업한 홍 서장은 1985년 4월 약관 22세에 남부세무서(현, 동작세무서) 법인과를 통해 세무관서에 첫발을 딛게 됐다. 1986년 2월 군 입대를 앞두고 급성 폐결핵을 진단받아 면제 판정을 받았으나 치료에 전념해 2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아 남부서로 복직할수 있었다.


그 후 남대문, 관악, 강남 등 일선 세무서에서 15년간 순환 근무를 하던 홍 서장은 2002년 6급으로 승진하면서 중부청 조사1국으로 발령을 받았고 이후 서울청 조사4국에서 근무하면서 전환기를 맞게 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탈세제보에 대한 검토와 증거수집 등 업무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아마도 이 기간이 공무원 생활 중 가장 열정적으로 일한 시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조사4국 최우수조사요원으로 선정돼 트로피와 부상을 받았던 경험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겁니다.”


이후 홍 서장은 2005년 9월 본청 서무계로 발령을 받자마자 바로 국정감사 준비에 매진했고, 국세청에서 처음으로 국세공무원 3000여 명이 참석하는 체육대회와 바자회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2007년 12월 꿈에도 그리던 사무관 승진 후 이듬해 9월 중부청 조사2국을 거쳐 국무조정실 정책분석평가실에 1년여 파견되기도 했다. 이후 서울청 조사3국으로 복귀해 개인조사 분야에서 탁월한 업무처리실적을 발휘했다.


“2014년 조사3국에서 A씨에 대한 상속세 조사업무를 맡게 됐는데 조사대상의 이름이 낯설지 않아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과거 1998년도에 00세무서 소득세과에 근무할 당시 조사했던 모 치과의원 원장이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간호사용 캐비닛에서 이중장부를 발견해 이를 근거로 수억원을 추징했었거든요. 이후 이분의 상속세 조사를 또 맡게 된 거죠. 그때도 이중장부를 통해 수입금액을 누락하는 등 비슷한 수법이 발견돼 수십 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던 기억이 납니다.” 홍 서장의 잊지 못할 에피소드다.


서울청 인사계장을 거쳐 2014년 서기관으로 승진한 홍 서장은 이듬해 삼척세무서에서 초임서장 역할을 무난히 마무리했다. 이후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에서 두 번째 총리실 근무를 마친 후 2017년 7월 영등포세무서장으로 오게 됐다.


홍 서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세정집행을 늘 강조한다. “취임식에서 관리자 중심의 체납세금 징수, 엄정한 조사업무 집행 등을 통해 전 직원들이 절차를 준수하고 납세자를 위한 공정한 세정을 집행하는 것은 물론 세수목표 달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체육대회에서는 200여 명의 전체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탁구대회와 팔씨름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 많은 직원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또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항상 관심을 두고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연 4회 꾸준히 방문하는 것은 물론 장애인단체에 매월 600개의 빵을 만들어 기부하고 있는 모습이 지난해 9월 KBS TV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영등포세무서는 예전 강서세무서가 위치했던 곳에 청사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홍 서장은 “2021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설계공모 등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필] 홍 성 범

1963년 1월생, 강원도 횡성군, 국립세무대학(3기) 졸업
2002.02 ~ 2003.02 중부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3과
2003.02 ~ 2005.08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1과
2005.09 ~ 2008.02 국세청 운영지원과 서무계
2008.02 ~ 2010.01 중부지방국세청 조사2국 조사1과 3팀장
2010.02 ~ 2011.02 국무조정실 정책분석평가실
2011.02 ~ 2013.02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 조사1과 6팀장
2015.06 ~ 2016.06 삼척세무서장
2016.06 ~ 2017.07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
2017.07 ~ 현재 영등포세무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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