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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칼럼]‘노인’, 실버라 부르지 마라…그들은 ‘다이아몬드’다

(조세금융신문=김미양 에듀플랫폼 대표) 길을 가는데 누군가 “아줌마”라고 부르기에 ‘나 아닐거야’ 하고 지나갔다. 알고 보니 나를 부르는 말이란 걸 알았을 때 당혹감과 낭패감은 한번쯤 겪어 보았을 것이다.


‘아줌마’는 ‘아주머니’를 낮춰 부르는 말로 중년 여성을 부를 때 쓰는 호칭이다. 이처럼 어떤 집단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 있는데 ‘호칭’에는 사회적 합의가 담겨있고 문화적인 배경이 들어있다.


과거와 다른 ‘노인’의 모습, ‘노인’의 호칭 과연 온당할까
친족 간에 사용됐던 아저씨와 아주머니란 호칭은 더 이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중년의 남성과 여성을 부를 때 쓰이게 되었다. 이 단어에 포함된 ‘중년’들은 과거와 다르게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게 활동하며 또한 이 호칭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러한 거부감을 고려하여 여성의 경우 ‘missy’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져 활기찬 주부의 모습을 대변하는 호칭으로 사용되자 사회 전반에 급속도로 퍼져 사용한 경험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나를 보고 누군가 ‘할머니’하고 부르는 날이 오고 내가 속한 집단이 ‘노인’으로 칭해지는 날이 온다면 어떨까? 아마도 ‘아줌마’보다 더 강하게 거부하고 싶을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에 이들에 대한 관심은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노인은 과거 노인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높은 고등 교육을 받았고 우리나라가 현재와 같은 경제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데 많은 기여를 한 세대이며 이를 통해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집단이다.


물론 여전히 준비되지 않은 노후를 걱정하며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무위와 고독 및 질병과 싸우는 계층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을 보편화 시켜 활력 있고 능력 있는 그들을 ‘노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노인’이라는 어휘 자체가 ‘젊은이’의 상대적 개념으로 나이가 들어 허약하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호칭이므로 “거기 젊은이!” 하면 기분 나쁠 ‘젊은이’는 없지만 “거기 계시는 노인!”하고 부르기도 난처하니 ‘어르신’이라는 새로운 존칭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 ‘어르신’도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적절하나 일정 연령 이상의 집단을 부르는 호칭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서양에서도 이러한 고민을 반영하여 ‘silver’ 세대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역시 머리가 하얗게 변한 것에서 유래한 단어로 하얀 머리가 멋진 모습이라는 점을 애써 부각하고 있고 비슷하게 사용되는 ‘G세대’도 ‘gray’색인 머리색에서 유래하므로 역시 노인의 희끗희끗해진 외모를 반영한 호칭이다.


나이는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경험이 무르익어 간다는 의미에서 ‘wine’ 세대라고 부르자는 제안도 있었는데 이것은 균형 잘 잡힌 새로운 장년층이라는 의미를 지닌 ‘Well Integrated New Elder’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것으로, 2004년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에서 만든 용어다.


이외에도 노년층으로 진입한 베이비붐 세대를 가리키는 ‘파피붐 세대’라는 용어도 있는데, 이것은 프랑스에서 등장한 용어로 ’파피(papy)’란 ‘할아버지’를 의미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60년대 초에 걸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중 60세 이상 노년층을 가리키는 말로 정년퇴직 후, 자녀들은 출가하여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주택 융자금 상환도 마친 상태에서 새로운 삶의 주기를 맞은 파피붐 세대는 이전의 노년세대와는 달리 정신적·육체적으로 젊은 편이고, 사회적으로도 활동적인 데다 경제력도 갖추고 있다.


그래서 파피붐 세대는 ‘노인’이라거나 ‘제3의 인생’이라는 표현을 꺼려한다. 특히,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생활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파피붐 세대가 최고의 구매계층으로 부상했다.


특히 새로운 노년으로 편입되는 세대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긴 노년기를 보내야 하는 당면과제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들이 부르는 호칭 ‘노인’으로 남은 생을 보내기에는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인적자원의 손실을 낳게 되는 문제점을 낳는다.


특히 저출산으로 노인 부양인구가 증가되는 현실을 예측한다면 이들을 부르는 호칭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오랜 기간 연마되고 아름다운 그들은 분명 ‘DIAMOND’다
오랜 세월 하던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가족을 부양하며 이제는 온전히 자신의 남은 삶에 집중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자긍심을 가진 집단으로, ‘그들을 위한 호칭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본다면 어떨까?’


고민한 끝에 ‘Diamond’라고 칭할 것을 제안해 본다.
다이아몬드는 보석 중에 최고로 사회적으로 성숙되고 경험이 많으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특징을 가지며 연장자로서 후배들의 귀감이 되기에 그동안 불러왔던 ‘silver’, ‘gray’ 라는 호칭보다 더욱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노년기에 접어든 이들이 진실로 다이아몬드처럼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DIAMOND’는 ‘D’uty-free, ‘I’nfluence, ‘A’vailable, ‘M’ aster, ‘O’rderly, ‘N’avigator, D’ignity라는 단어의 조합이기도 한데, 이제는 자녀부양의 의무에서 벗어나 사회적으로 혹은 주변에 영향력을 미치며 아직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달인으로 주어진 것에 순응하며 후배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는 품위 있는 노년생활을 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다이아몬드는 순수한 탄소로 만들어진 투명한 보석이기도 한데, 물질 중에 가장 단단하고 아름다운 빛을 내는 물질이다. 이것은 탄소의 원자들이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며 다이아몬드가 빛을 발하려면 연마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젊은이들이 빛난다고 하더라도 아직 연마의 시기가 필요하기에 감히 다이아몬드라 칭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이 내는 빛은 싱그럽고 아름다워도 지하 150km에서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조건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생성 시기도 10억 년에서 33억 년 전이라는 우리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시기에 만들어진 특별한 돌, 다이아몬드가 내는 빛을 따라오지는 못할 것이다.


다이아몬드(diamond)란 이름 자체가 그리스어의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러므로 위축되고 소외되어 힘없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노인’이 아니라 그 크기에 관계없이 아름다운 빛을 내며 단단한 ‘다이아몬드’라 그들을 부르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시처럼 그의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이름을 불러 준다면 느긋하게 역량을 발휘하며 품위 있게 귀감이 되어주는 새로운 신인류집단을 만나게 될 것이다.



[프로필] 김 미 양

• 교육학박사

• 에듀플랫폼 대표
• 인성교육, 생애주기에 따른 인생설계, 행복100세, 마음관리 강의
• 안양지청 예술치료전문 위원
•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 한국문인 등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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