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채용비리를 수사 중이던 검찰은 지난해 하반기 민원처리 전문직 채용과정에서 이병삼 전 부원장보가 한 시중은행장에게 청탁을 받고, 불합격 대상자였던 은행원 B씨의 면접 점수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만 검찰은 해당 은행장이 누군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 전 부원장보에게 채용을 청탁한 시중은행장 정체가 대구은행장 겸임 중인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 회장 측에서 특별한 해명 없이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이 같은 의혹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 입지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법인카드로 상품권 대량구매 후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을 통해 30억원 상당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경찰에서는 이 비자금으로 정치인 등에게 뇌물로 썼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 중이다.
이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박 회장의 존재 자체가 DGB그룹에 ‘CEO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그룹 숙원사업인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 중인 DGB금융그룹으로서는 ‘CEO 리스크’가 대주주적격성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박 회장은 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병삼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업무방해와 사문서 변조 및 행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금감원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서 재판에 정식 회부된 것은 이 전 부원장보가 처음이다.
이 전 부원장보는 지난해 3월 민원처리 전문직 채용과정에서 ▲불합격 대상자의 서류전형 점수 조작 ▲일부 항목에서 부적격으로 확인된 인물 선발 ▲추가 합격자 처리 과정에서 예비 합격자 명단에 없던 인물 선발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