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풀무원 계열 단체급식회사가 서울‧과천‧세종에 위치한 정부종합청사 구내식당을 독점하다시피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기업‧대학‧공공기관 등의 단체급식시장의 경우 대기업‧중견기업들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지난달 국감에서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10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발주된 정부 과천청사 구내식당 위탁사업에 풀무원 계열 단체급식회사인 ECMD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정부 과천청사 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법무부 등 14개 공공기관 공무원 5600여명을 대상으로 오는 2022년까지 구내식당을 위탁‧운영하는 것으로 연매출 30억원에서 40억원까지 수익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지난달 31일 CJ프레시웨이, 동원홈푸드 등 대기업들 뿐만아니라 본아이에프, 한울, 웰리브, ECMD 등이 입찰에 참여해 경쟁을 치뤘다.
하지만 지난 2012년부터 정부과천청사 단체급식사업을 운영해 오던 ECMD는 현 사업자는 교체된다는 관례를 깨고 재수주에 성공하게 된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의하면 급식업계는 ECMD의 재수주 성공에 대해 이미 예견했다며 허탈해 하는 반응이 팽배했다.
급식업계는 지난 9월 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기업들의 국내 단체급식시장 과점 상황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주문함에 따라 대기업‧외국계 기업에 사업 운영을 맡기기는 어렵다는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과천청사의 경우에도 대기업‧외국계기업에 사업을 맡기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검증되지 않은 중소기업들을 새로 쓰자니 부담스러워 기존 정부사업 경험이 많은 ECMD가 반사이익을 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다른 급식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의도한 단체급식시장에서의 중소기업 육성이 오히려 반대로 진행돼 특정업체가 정부사업을 싹쓸이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CMD는 지난 9월 기획재정부 등 세종청사 1단계 이전부처 6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구내식당운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또한 ECMD는 현재 정부 서울청사와 국세청 등 세종청사 3단계 이전부처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이다.
결국 3대 정부청사 중 산업통상자원부 등 세종청사 2단계 구내식당을 제외한 정부청사 내 모든 단체급식사업을 ECMD가 운영 중이거나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청사 측은 머니투데이에 “별도 사업자선정위원회를 통해 제안서를 평가한 것인데 공교롭게 ECMD가 계속 수주하게 됐다”며 “개별 청사마다 사업자를 독립적으로 선정하다 보니 특정회사가 다수 청사를 수주하게된 것일 뿐 의도한 바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풀무원 측도 “대기업으로 분류되지 않다보니 반사이익을 보는 것은 사실”이며 “그동안 정부 구내식당 운영 경험을 충분히 인정받은 결과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ECMD는 지난해 5월 20일 ‘채용비리’로 논란 중인 강원랜드와 약 48억원 규모의 직원식당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 국정감사 당시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교육부로 전달받은 자료를 통해 75개 사립대학 중 36개 사립대학이 8곳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 급식업체가 전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8곳의 급식업체에는 ECMD도 포함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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