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주택금융공사(이하 HF)와 주택보증공사(이하 HUG)를 통해 공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HF와 HUG가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HF 적격대출과 보금자리론 잔액은 103조7568억원이다. HUG 주택구입자금보증 및 조합원부담금대출보증, 전세금특약보증 잔액은 총 78조8678억원이다.
이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인 557조9889억원의 32.73% 수준이다.
제윤경 의원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 HUG와 HF가 경쟁적으로 개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원래 주택금융 수요자에게 금융성 보증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HF였다. 그런데 사업자 보증을 주로 하던 HUG가 정관 변경을 통해 개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법상 HUG 금융성 보증업무 취급을 제한하자는 국회 국토위원회 법안소위 지적을 무시한 채 시행령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 HUG가 사업자 보증뿐만 아니라 개인 전세 중도금 대출 보증시장에 진출할 빗장을 열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의 보증 포트폴리오도 바뀌었다. 지난 2008년 기준으로 HF 개인보증 비중은 전체 6조7000억원 중 86%인 5조8000억원, 사업자 보증은 13%인 약 9000억이었다. 그러나 2017년 6월 현재 보증잔액 17조 중 16조3000억원(96%)이 개인보증이고, 6500억(3.8%)만 사업자 보증으로 사업자 보증 비중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HUG는 그 반대다. 2008년 개인보증은 전무했고, 사업자 보증이 100% 였다. 그러나 점차 개인대출 보증 시장에 진출에서 2017년 8월 기준 보증잔액 83조 중 31조(38%)가 개인보증, 62%인 51조가 사업자 보증으로 개인보증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렇게 두 기관이 개인보증 부문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다 보니 은행권 주담대에서 정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2012년 은행권 주담대 316조 가운데 HF와 HUG 두 기관이 공급하는 자금 비중은 11.87%였다. 하지만 2017년 8월 기준 32.73%까지 증가했다.
제윤경 의원은 “1400조의 달하는 가계부채, 이는 ‘빚내서 집사라’ 정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며 “이 방아쇠를 당긴 것은 두 공사의 경쟁적 대출”이라 지적했다.
제 의원은 “금융위는 ‘가계부채 절감’, 국토부는 ‘주택시장 부양’이란 부처간 지향점이 달라 두 기관 역할 분담을 방관하고 있다”며 “부처간 교통정리를 명확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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