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보복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면세점 매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초 황금연휴로 내국인들이 미리 면세점을 이용한 것이 매출 신장에 도움을 줬지만 실상은 유커(중국인 관광객) 빈자리에 따이공(중국 보따리상)들이 들어와 구매금액을 크게 늘린 탓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면세점협회 자료에 따르면 9월 면세점 매출액은 12억3226만달러(약 1조4000억원)로 전달 11억7904만달러(약 1조3500억원) 대비 5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8월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그러나 면세점 업계에서는 매출증가가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 중국의 금한령(禁韓令) 이후 따이공을 유치하기 위해 여행사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가 늘어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나 가이드가 모집해 온 관광객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액의 일정액을 면세점이 여행사 등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다. 지난해 지급된 업계 전체 송객수수료는 9672억원에 달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면세점 업계는 지난달부터 송객수수료를 약 10% 이상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내·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 등도 사상 최대 매출액에 달성에 기여했지만 이익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따이공 유치를 위한 출혈 경쟁 탓이 크다”며 “여름휴가철과 추석황금연휴로 마케팅 비용 지출 또한 늘어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개선은 크지 않다”고 귀띔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2분기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 분기 적자는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 이후 14년 만이다. 신라면세점은 올 2분기 8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160억)이 반토막 났다. 신세계면세점 또한 2분기 40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한화갤러리아는 누적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제주공항점 운영권을 반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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