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조’)가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 연임에 대한 설문조사와 관련해 사측의 조직적 개입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2일 오전 10시 KB노조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 회장 연임 설문조작에 따른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 내 직원 익명게시판에서도 여론을 선동한 정황이 보인다며 검찰 고발까지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KB노조는 지난 5일 오전 8시부터 6일 자정까지 윤 회장 연임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히며 “윤 회장 연임설문조사 결과 연임찬성 99.6%라는 잘못된 기사가 등재되고 있는데 이는 명백히 잘못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KB노조에 따르면 유효응답자 6807명 중 5541명(81.4%)가 윤 회장 연임에 반대하고 있고 조작을 통해 중복입력된 응답 4269명 중 99.6%가 연임 찬성했다.
KB노조는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지난 6일 오후 3시 경부터 17개 IP에서 4000여개 이상의 설문 답변이 순식간에 진행돼 사측 개입이 의심된다며 이와 관련한 세부자료를 공개했다.
또한 “당시 진행했던 설문조사 방식은 쿠키 삭제가 이뤄져야 재 설문 과정이 진행된다”며 “조사결과를 왜곡하려고 시도하지 않는 한 몇 백 건씩 동일한 결과가 설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거의 현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조작 개입 논란에 대해 KB금융그룹 측은 “먼저 찬반투표에 회사측의 개입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며 “진실 규명을 위해 노사 공동조사를 노조에 요구할 것이다. 공동조사 결과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과 관련된 문제점이 발견 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내 익명 게시판(핫이슈 토론방)에 댓글 부대 등을 통해 여론 선동했다는 노조 주장에 대해선 “핫이슈 토론방은 익명으로 자유롭게 직원간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토론공간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찬성 또는 반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댓글 부대 운영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KB노조는 이같은 사측의 해명에 대해 “오늘 기자회견 이후 사측에서는 대외적으로 아무 근거 없이 ‘회사측의 설문 개입과 익명게시판 댓글 운영은 사실무근’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사측이 ‘노조 측에 노사공동조사를 요구할 것’이라 주장했지만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적 접촉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KB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설문조작 증거는 중복 응답 IP 외에도 관련자 진술 등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윤 회장은 지금이라도 조직적‧계획적 설문 조작과 익명게시판 여론 조작 사실을 시인하고 조합원들에 대해 사과한 후 회장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