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지난달 가계대출 규모는 전달 대비 6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등장으로 신용대출 증가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가 12일 내놓은 '2017년 8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44조2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전달 대비 6조5000억원 늘었다. 7월보다 증가폭은 2000억원 줄었지만 연중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 잔액은 7월 말 185조7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3조4000억원이 증가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월 이후 최대치다. 기타대출은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과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 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 신용대출 증가액은 3조원으로 기타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7월 증가액(1조100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이같은 신용대출 증가에는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월 27일 영업을 시작한 후 한 달만에 여신액이 1조409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카카오뱅크 영업 본격화, 휴가철 자금 수요 등을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했다”며 기타대출 증가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눈에 띄게 줄었다. 8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57조7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3조1000억원 늘었지만 증가 규모가 7월(4조8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줄었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약발이 먹혔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지난 5일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하는 등 주택담보대출을 관리하겠다고 의지를 보임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꾸준히 감소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에 대한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노력 등으로 올해 8월 중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년 동월 및 전월 대비 증가규모가 둔화되는 등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8·2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8·2 대책의 효과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적극 반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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