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 가능성을 밝힌 가운데 실제로 한미 FTA가 종료되면 미국의 피해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수행한 '한·미FTA 종료 시 미(美)측 손실이 더 클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미 FTA가 종료되면 공산품의 경우 양국 모두 수출이 감소하겠지만 미국의 감소 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종료 시 공산품에 대한 미국 측 감소폭이 우리나라보다 더욱 커 오히려 대미무역수지 흑자가 약 2억6000만불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산품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대(對)미 수출은 655억7000만달러(74조1597억원), 미국으로부터의 공산품 수입은 364억4000만달러(41조2136억원)로 대미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91억2000만달러(32조9347억원)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수입되던 농산물 중 일부는 한국의 FTA 체결국인 유럽연합(EU),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으로 수입선이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돼 농산물에서는 미국이 연간 7억7000만달러(8709억원), 한국은 약 2000만달러(226억원)의 관세 절감 혜택이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한미FTA를 통해 미국에 개방된 서비스 분야에 진출한 기업들은 사업 철수 또는 지분 매각을 검토해야할 수도 있다”며 “법률 서비스의 단계적 개방으로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 외국법 자문사와 변호사는 현재 각각 22개소와 103명에 달하는데, 한미FTA 종료로 시장개방이 철회될 경우 사업철수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5일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회의를 열 것"이라며 "정말 FTA를 폐기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협상 전략인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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