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삼성과 언론의 낯 뜨거운 유착관계가 드러났다. 주간지 <시사인>이 공개한 일부 언론사와 삼성간의 문자는 ‘감시자’인 언론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난 7일 주간지 <시사인>은 제517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장충기 문자에 비친 대한민국의 민낯’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 따르면 <문화일보>, <서울경제>, <CBS>, <연합뉴스>, <매일경제> 소속 일부 언론인들이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각종 청탁을 했다.
아래는 시사IN이 공개해 조세금융신문이 정리한 언론사 청탁 ‘전문’이다.
<문화일보> 김OO 편집국장
사장님(장충기 전 차장), 식사는 맛있게 하셨는지요? OO국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4개월.. 저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죄송스런 부탁드릴 게 있어 염치 불구하고 문자 드립니다. 제가 OO국장 맡으면서 김OO OO국장에서 당부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OO국장으로서 문화일보 잘 만드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제발 저한테는 영업 관련된 부담을 주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잘 지켜주는 듯 싶더니 이번에는 정말 심각한지 어제부터 제 목만 조르고 있습니다 ㅠㅠ 올들어 문화일보에 대한 삼성의 협찬+광고지원액이 작년 대비 1.6억이 빠지는데 8월 협찬액을 작년(7억) 대비 1억 플러스(8억)할 수 있도록 장 사장님께 잘 좀 말씀드려달라는 게 요지입니다. 삼성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혹시 여지가 없을지 사장님께서 관심 갖고 챙겨봐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앞으로 좋은 기사,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김OO 배상
<서울경제> 박OO 전 부사장
별고 없으신지요? 염치불구 사외이사 한 자리 부탁드립니다. 부족합니다만 기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작년에 서울경제 OOO 그만두고 OOO 초빙교수로 소일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박OO 드림
<CBS> 이OO 전 대전본부장
존경하옵는 장충기 사장님!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몇 번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문자를 드립니다. 제 아들아이 OOO이 삼성전자 OO 부문에 지원을 했는데 결과 발표가 임박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떨어졌는데 이번에 또 떨어지면 하반기에 다시 도전을 하겠다고 합니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시험 과정과 방법도 바뀐다고 해서 이번에도 실패를 할까 봐 온 집안이 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OOO 수험번호는 1OOOOOOO 번이고 OOO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같은 부탁이 무례한 줄 알면서도 부족한 자식을 둔 부모의 애끓는 마음을 가눌 길 없어 사장님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오며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감히 문자를 드립니다. 사장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리면서까지 폐를 끼쳐드린 데 대해 용서를 빕니다. 모쪼록 더욱 건강하시고 섬기시는 일들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CBS○○○○○○○ 이○○올림
<연합뉴스> 조OO 콘텐츠융합담당 상무
장사장님. 늘 감사드립니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안팎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가습니다.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도 있구요. 나라와 국민, 기업을 지키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져 갑니다. 연합뉴스 조○○ 드림
<매일경제> 김OO 유통경제부장
존경하는 실차장님! 어제 감사했습니다. 면세점 관련해서 서OO국장과 상의해보니, 매경이 어떻게 해야 삼성의 면세점 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김OO 올림
[장충기 프로필]
▲1954년 ▲경남 밀양 ▲부산고 ▲서울대 무역학과 ▲삼성물산 기획관리실 부장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기획홍보팀장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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