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종합뉴스

[전문가 칼럼] 저축을 위한 금융상품, 나를 먼저 알고 선택하자

제2단계 투자할 수 있는 종잣돈 만들기

“내가 널 착해서 좋아한다.”


케이블 TV 드라마인데 시청률이 20% 이상 나올 정도로 전 국민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은행에 다니는 성 대리 집 큰딸 보라가 자신을 좋아하는 동생 친구인 선우에게 골목길에서 툭 던지고 간 대화인데 별다른 수식어구가 없지만 짧은 대사 하나에 큰 여운이 남았던 기억이 난다.

 

필자도 이와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후배에게 한 적이 있다.

 

“내가 널 중도해지 하지 않아서 인정한다.”

 

뜬금없이 무슨 얘기냐고? 자 그럼 필자가 인정한 이 후배 얘기를 들어보시라. 젊은 나이에 지방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엄청 밑바닥부터 고생하며 30대 초반에 어엿한 연예인 기획사 대표를 하는 후배이다.

 

나름 인기있는 연예인 서너 명과 계약을 하고 모든 관리를 다 해주다 보니 일주일에 방송 녹화를 지켜보느라 밤을 새우는 날이 서너 번이다.

 

종사하는 업종 자체가 재테크나 투자 혹은 경제와는 담을 쌓은 업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기획사 대표이다 보니 회사 경영상 갑자기 목돈이 들어갈 일들이 많았을 것 같은 친구였다.

 

하지만 이 친구가 대단한 것이 10년 전에 판매되고 있었던 ‘장기주 택마련저축’이란 상품에 가입해 비과세 혜택을 받고, 만기 약정 금액을 받기 위해 무려 7년이라는 기간 동안 월 100만원을 납입했다.

 

그리고 만기가 되는 7년째 되는 날 딱 만기 해지를 해서 목돈을 받은 친구다.


솔직히 손뼉이라도 쳐주고 싶은 심정이었고 요즘 같은 저금리에 상상할 수 없는 높은 금리로 이자 금액을 받은 거로 기억난다.

 

이때부터 필자는 제삼자에게 이 후배를 소개할 때내가 인정하는 몇 명 되지 않은 성실하고 끈기있는 요즘 보기 드문(?) 친구라고 소개한다.


잠시 책에서 눈을 떼고 손을 들어 봅시다. 여러분~ 과연 본인이 지금까지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운용하면서 만기까지 꼬박꼬박 매월 납입하다 만기를 채운 경험이 있는 독자는 손을 들어보시라….


아마 상당수의 독자가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으리라. 그만큼 금융상품의 만기를 채워서 해지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 드는 추세이다.


손해보며 상품을 중도해지 하는 원인
최근 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비롯하여 보험, 펀드 상품 등에 대한 중도해지 및 환매가 증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조금만 이자를 더 준다고 하면 저축은행이나 새마을금고 등의 비은행 금융기관 상품으로 갈아타거나 특히 보험 상품 중에서는 저축성 보험 상품의 해약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펀드나 투자 상품의 경우에는 코스피지수가 상승해도 원금손실 중인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회복되었다고 환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도해지 및 환매의 유행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금융상품의 금리(이자율)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고, 계속된 저성장 분위기로 인해 가계의 저축 여력 악화 등이 중도 해지 및 환매를 부추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연금보험 등 장기저축상품의 해지율 증가는 향후 노후생활준비를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되고 있다.


보통 한국 사람들의 중도해지 성향을 보면 월평균 수입이 중간 이하의 젊은 남성들이 가장 많이 한다고 하는데 20대와 30 대 초·중반 남성들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는 아는 사람이나 금융기관 직원들의 권유로 덜컥 가입하 거나 자신의 중장기 인생 플랜 및 재무 계획 없이 가입했다가 다양한 지출이나 상황의 발생으로 중도해지 수수료를 부담하 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해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의 경우에도 10명 중에 한두 명은 본인이 가입한 보험 상품을 중도에 해지한다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계획 수립의 부재와 당장의 생활비, 긴급 지출이 원인으로 보인다.


보험은 특히 ‘자영업자’ 중 33.8%가 보험을 중도해지하였고 4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연 소득이 높은 층에서도 많이 해지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생활비의 부담이 커지고 자녀들의 교육비와 결혼자금 등 새로 발생하는 지출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미리미리 자녀교육, 결혼자금에 대한 준비를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다가오는데 비단 보험뿐만 아니라 펀드의 경우와 다른 금융상품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환매수수료를 부담하고 이자율 손해를 보면서까지 반복되어 일어나는 중도해지, 환매를 방지하거나 줄일 수는 없을까?


중도해지와 환매 줄이려면
첫 번째는 금융상품 가입자들의 정확한 현재 자신의 수입 지출과 재무상황 파악을 통한 상품가입을 해야 하겠고 펀드나 ELS 등의 투자 상품의 경우에는 자신의 성향이 공격적인지 안정적인지를 고려해서 원금손실 위험에 대한 수용가능 범위에서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에 안정 지향적인 사람인데 너무 수익률 위주의 성장형 상품에 가입하면 매일매일 가슴 졸이며 밤에 잠도 못 자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평균 수입에 맞는 적금과 보험 상품의 적립금이 정해져야 하겠고 급여 인상률이나 비정기 수입을 충분히 고려한 추가납입이나 재투자의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도해지나 환매를 방지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상품 종류별 중도 환매나 해지 요인을 파악하고 처음부터 적합한 상품으로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품 해지자별 고려요인을 상대적으로 비교해 보면, 예·적금 중도해지자는 소득과 관련된 요인, 펀드 중도환매자는 수익률과 관련된 요인, 보험 중도해지자는 생활유지와 관련된 요인에서 타 해지자 대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러므로 상품별 가입 시 이러한 중도해지나 환매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여 가입해야 하겠다.


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했는데 너무 부담스러운 금액을 매월 납입해야 한다거나 본인은 원금손실을 감당할 수 없는데 원금손실 위험이 큰 투자 상품에 가입하거나 보장금액이나 내용은 충분하지만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보험료를 내는 경우가 가장 많은 원인이라고 하니 월평균 수입과 고정 지출 그리고 어느 선까지 원금 손실 위험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본인의 수입·지출과 재무 파악이 중요
실제로 필자가 상담한 경우 중에는 가입한 보험 상품이 70 여개에 매월 보험료로 600만원 이상 내는 분을 본 적이 있고, 월 600여만원의 수입에서 펀드에만 400만원 이상 적립 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는데 누가 보더라도 부담스러운 보험 료와 투자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의 권유나 만기 금액의 유혹도 중요하지만 당장 현실적으로 만기까지 갈 수 있는 지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중간에 그만둘 거면 애당초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부터는 ‘만기 해지’의 고지를 향해 노력해서내 통장이나 증권에 ‘만기 해지’라는 스탬프를 꼭 찍어보는 희열을 느끼는 여러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최근에 모 금융기관에서 연금보험 중도해지자들의 해지 사유를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구체적으로 상황에 따라서 어떤 이유로 연금보험을 중도해지 했는지 원인을 잘 알 수 있다. 개인 사업을 하는 54세 한 남성의 경우에는 노후준비는 되어 있지 않으나 사업자금 융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연금보험을 해지했다고 한다.


“노후상품 같은 연금보험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납입을 했었어요. 근데 얼마 전에 연금보험도 해지했고.. 사업을 하다 보니 급전이 필요할 때 계속 해지하는 것 같아요. 노후준비요? 전혀 안 되어 있죠.”


“나중에 잘 살겠다고 지금 굶어 죽을 수는 없잖아요. 당장 사업자금이 없는데 노후 준비를 할 수는 없어요. 들어가는 돈을 한 푼이라도 줄여야지 어떻게든 굴러가니까요.”


또한 연 소득 4천만원 정도인 41세의 남성 회사원은 소득 불안정으로 지속적 납입에 대한 부담을 느껴 연금보험을 해지 했다고 한다.


“직무가 내근직에서 영업직으로 바뀌면서 소득이 들쭉날쭉 해요. 어떤 달은 100만 원 벌고 어떤 달은 500만 원 버니 매월 꾸준하게 돈을 낼 수가 없어요. 얼마 전에 연금보험도 하나 해지했어요. 이렇게 되면 오랫동안 금융상품을 유지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말도 되고요.”


“제가 보유하고 있던 연금 상품은 납입기간이 20년이었어 요. 2년밖에 유지 안 했는데도 이렇게 힘든데 20년을 어떻게 납입해요.”


마지막으로 대학생 자녀 2명을 둔 46세 전업주부의 경우 지인 부탁에 의해 가입한 상품은 해지를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아 쉽게 해지를 했다고 한다.


“아는 사람이 부탁을 해서 남편 모르게 가입했어요. 어차피 가입 때부터 중도해지를 염두에 두고 있어서 해약할 때 큰 부담은 없었어요. 어차피 오래 유지하지도 않았고, 월 납입 금액이 크지도 않았고…”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한국 금융소비자의 중도해지 환매 형태 연구’ 자료 발췌>

 

[프로필] 서 기 수
• 서울사이버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교수
• 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금융계 26년 간 근무
• 저서 「천만원부터 시작하기」, 「재테크 선수촌」, 「부자특강」 등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