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세액공제 축소·세액공제한도 신규도입 시 특정계층 부담 집중
연 임금상승률 3%, 현행 유지시 5년 후 면세자 비율 7∼8%p ↓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달하는 면세자 비중을 줄이려면, 소득공제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간 임금상승률이 3% 자연 상승할 경우 면세자 비중은 5년 후 7∼8%p 떨어지지만,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소득공제를 손볼 경우 곧바로 2∼5.7%p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표준세액공제 축소·세액공제한도 신규도입 시엔 각각 저소득층, 중위소득에 대해 상대적인 세부담이 무거워질 것으로 진단됐다.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소득세 공제제도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근로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면세자 비중은 2015년 46.5%에 달했다”며 “근로소득공제 축소를 통해 전 소득계층에 고루 세부담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근로소득 면세자 비중은 2005년 48.9%에서 2013년 32.2%로 낮아졌으나, 세법개정으로 근로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2014년 47.9%, 2015년 46.5%로 껑충 뛰었다.
전 본부장은 현행제도를 유지할 경우 단기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명목임금 상승에 따라 장기적으로 면세자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연간 명목임금상승률이 3%로 가정하면, 면세자 비중은 연 1%대 중반 정도씩 떨어져, 5년간 7∼8%p가 하락해 30%대로 들어갈 것으로 보았다.
전 본부장은 표준세액공제 등 현행제도를 수정할 경우 발생하는 효과에 대해 진단했다.
현행 표준세액공제를 경우 1만원 줄일 경우 면세자 비중은 평균 0.9%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로 인한 세수증가액은 235억원, 1인당 세부담 증가분은 1412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 경우 연봉 2000만원 이하인 저소득 근로자들이 대거 과세자로 전환되면서 싱글족 및 2인 가구의 세부담이 가장 무거울 것으로 관측됐다.
표준세액공제는 근로자가 특별소득공제, 특별세액공제, 월세액공제를 신청하지 않았을 경우 산출세액에서 일괄적으로 13만원을 빼주는 제도다.
근로소득세액공제·보험료공제·자녀세액공제·의료비공제·교육비공제 등을 묶어 세액공제 종합한도를 설정할 경우 적용 대상자와 소득구간 설정 범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체로 연봉 3000만원 이상인 경우 5%p, 2500만원 이상은 7%p 내외로 면세자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주 부담층은 중·상위 소득에 집중되며, 가구원수가 늘어날수록 부담이 커지며 이로 인한 세수증가액은 세수 증가액은 최소 425억원, 최대 2318억원으로 관측됐다.
면세자 비중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근로소득공제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득계층 모두 세부담이 늘어나되 금액적으로 고소득구간 근로자의 세부담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근로소득공제는 모든 근로자에 대해 일괄적으로 연봉액에 따라 일정 금액씩 공제하는 제도다. 연봉 500만원 이하 구간은 총급여의 70%, 500만∼1500만원은 40%, 1500만∼4500만원은 15%, 4500만∼1억원은 5%, 1억원 초과 구간엔 2%를 공제한다.
근로소득공제 축소할 경우 방법에 따라 면세자 비중은 전체적으로 2∼5.7%p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으며, 세수효과도 최소 3000억원에서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전 본부장은 “정책의 목표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이라면 세액공제 종합한도 설정안과 표준세액공제 축소안을 입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근로소득공제 축소에 대해선 “소득세의 한계세율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소득세 구조의 정상화와 장기적인 면세자 비중 축소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전체 근로소득자의 세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제율 수준에 대해서는 적절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본부장은 “면세자 축소 방안은 본질적으로 근로자 중 누군가의 세부담 증가를 전제로 달성 가능하다”라며 “정책입안자들이 뚜렷한 정책적 목표를 확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 공약 이행에 필요한 소요재원은 5년 간 178조원에 달한다. 문 대통령은 세입개혁을 통해 66조원을 충당하겠다고 말해 증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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