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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일석 서울본부세관장…관세국경 수호부터 수출 지원까지

FTA·상호인정약정은 보호무역주의 헤쳐 나갈 가장 슬기로운 방법


올해 세계경제상황은 바야흐로 불확실성의 늪에 돌입했다. 미국은 통제된 보호주의, 중국은 관세부과와 통상압박 등 사방에서 적색 등이 켜지고 있다. 정일석 서울본부세관장 기용은 관세청이 위기의 상황에 대해 내놓은 해답 중 하나다. 국장급 중 최고참으로서 30년 공직생활 동안 통관부터 조사까지 모든 관세행정의 정책과제를 완수한 베테랑 중 베테랑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믿을 만한 인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본지>는 정 세관장과의 대화를 통해 언제나 여유롭고 소탈한 면모와 서울본부세관장으로서의 기대와 책무를 누구보다도 무겁게 느끼고 있는 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면을 통해 그 대화의 일부를 공개한다.


Q 서울본부세관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소감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이자 수도에 위치한 서울본부세관의 세관장으로 부임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고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서울세관은 지하경제양성화 최대 실적, 통합성과 관리 4년 연속 최우수기관 등 전국 최고 수준의 인력과 역량으로 탁월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세관장으로서 첫 발걸음을 뗀 만큼 서울세관이 더욱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열정과 헌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Q 취임식에서 수출입기업지원을 서울세관의 청사진으로 제시하셨는데요. 관세청도 올해 관세행정운영방침을 수출 5000억 달러 달성 지원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서울본부세관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서울본부세관의 최우선 과제는 수출 중소기업의 FTA 체력을 늘려주는 일입니다.


FTA 활용에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이라면, 우리 세관의 ‘FTA 컨설팅 사업’을 추천합니다. 중소기업이라도 정부지원을 받아 원산지관리시스템 구축, 원산지증명서(C/O) 발급,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 획득 등 자체적인 원산지 관리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FTA컨설팅 사업’의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이 연 270개에 달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혜택을 못 받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찾아가는 YES FTA 기동대’는 중부지역을 동분서주하며 FTA 활용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신청만 하면, 빠르게 기동대원을 파견해 업체수준에 맞는 FTA활용·인증수출자·원산지검증 등 3개 분야에 종합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영세 중소기업이라면, 관내 43명의 공익관세사가 온·오프라인 1:1 전문 상담 및 강의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양 교역국으로부터 종합인증을 받은 성실무역업체에 대해 행정편의를 제공하는 상호인정약정(AEO MRA) 체결국이 올해 16개국으로 늘어납니다.


AEO 공인은 수출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을 주는 제도로 서울본부세관이 맡은 공인업체만 전국의 약 40%를 차지합니다. 서울본부세관은 해당 기업에게 법규준수도 분석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방문 컨설팅을 통해 수출 상대국 세관의 AEO심사에 우리 중소기업들의 효과적 대응방안 모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FTA 지원 관련 새롭게 추가되거나 달라진 지원방안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엔 매우 의미 있는 변화가 많습니다.


첫째, FTA 원산지 간편인정 대상 품목이 대폭 확대됩니다. 굴, 다시마 등 수산물 81개 품목과 소, 돼지 등 축산물 5개 품목이 그것입니다. 이를 통해 절감되는 원산지증빙 관련 비용은 연간 560억원으로 관측됩니다.


둘째, 한·중 FTA의 경우 원산지 전자자료 교환 시스템을 개발됐습니다. 매번 통관을 위해 원산지 증명서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말 효과가 큰데요. 물류비용 절감효과가 연간 6245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셋째, FTA 협정관세 사후적용할 때 원산지 증명서 사본도 받게 됐습니다. 이것도 절감효과가 약 106억원 정도 됩니다. 올해 원산지 증명서를 정정하면, 한·아세안 FTA와 한·베트남 FTA까지 사본제출이 허용되고, 한·인도 CEPA 원산지 증명서 발급기관을 추가하는 등 효과적인 지원 대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와 중국 발 통상압박 등으로 원산지검증 등 비관세장벽 관련, 다수의 압박이 예상됩니다.


한·미 FTA, 한·중 FTA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및 중국의 경제제재 조치를 가장 슬기롭게 헤쳐 나갈 방법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서울본부세관은 FTA 집행에 있어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새로운 FTA가 발효될 때마다 신규 시장을 위한 FTA 비즈니스 모델 발굴, 원산지관리시스템 구축, 인증수출자 조기 확대 등 다수의 지원방안이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방안의 효과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요자 중심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겁니다. FTA 미활용업체가 많이 소재한 지방 산업단지엔 순회 설명회를 열고 있습니다.


한·EU, 한·미 등 협정별 검증 대응 설명회를 열어서 각 국가별 대응방안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특히, 활용애로가 많은 산업분야를 선별하여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들은 기업의 호응도 높습니다.


앞서 상호인정약정(AEO MRA)을 말씀드렸는데요. 이 또한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비관세장벽을 헤쳐 나가는 효과적 수단입니다. 서울본부세관은 기업의 AEO 취득을 지원하고 AEO MRA 체결 확대에 계속 앞장설 계획입니다.


Q 지난해 관세 체납 누적액이 1조원에 달하고, 범칙사건 체납액 비중이 거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세조사와 체납징수 두 가지 분야와 맞닿는 문제입니다. 서울세관의 역할이 적지 않은데요. 이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중부지방은 규모가 큰 사업자들이 많은 만큼 문제 하나하나도 간단치 않습니다. 범칙사범 중 50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가 전체 체납자의 86%에 달하는데 거둘 재산이 없어 세수손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본부세관의 원칙은 우선 체납발생을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입통관 시 고세율 농수산물의 세액심사를 강화하고, 담보기간을 세액심사 완료 시까지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수입통관 이후 범칙조사 착수 시점에 혐의자의 재산을 미리 조사하여 세액의 확정 전이라도 미리 압류조치를 하고 있으며, 이를 2차 납세의무자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38기동대처럼 서울본부세관 내에도 체납자 은닉재산을 추적하는 ‘125추적팀’이 있습니다. 올해 1개팀(3명)에서 2개팀(8명)으로 늘렸습니다.


Q 전 세계적으로 역외재산은닉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관세청도 지난 2월 무역금융 관련 수사전담팀을 발족하기도 했는데요. 서울본부세관의 활동은 어떻습니까?


외환거래절차 간소화·국제교역 증가 등에 따라 정상 무역·외환거래를 가장한 재산 국외도피 등 불법외환사범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집중 단속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서울본부세관은 전국 세관 중 최고·최대 규모의 외환 조사 조직 및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823억원 규모의 해외 도피재산, 445억원 규모의 돈세탁 등 관세청 중대외환범죄의 83%를 적발했습니다.


무역금융 범죄의 효과적 단속을 위하여 지난 2월 7팀 37명으로 ‘무역금융범죄 특별단속 수사 전담팀’을 발족했습니다.


무역을 악용한 자금세탁, 수출입가격조작을 통한 공공재정 편취, 신뢰기업 간 수출입거래 및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재산 국외도피 등 단속에 외환조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Q 마약·불량식품·위법한 수입품 등은 관세행정의 본령일 텐데요. 국가건강과 사회 안정 부문에선 어떤 방안을 추진 중이신가요?


전국세관 중 서울본부세관만 가지고 있는 기능이 있는데요. ‘사이버조사과’는 넷상에서 이루어지는 먹거리, 유아용품 등 불법 거래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불법 거래 사이트에 대한 추적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불량식품은 국민 다수의 건강과 직결되는 분야인 만큼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수입식품의 통관 시 식약청의 추천 등 요건 및 유통기한 확인 및 식품검사 부적합 판정식품을 반입한 관련 수입업체를 선별하여 집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유통이력 관리대상 품목 및 업체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유통이력 보조요원 채용을 4명에서 6명으로 확대했습니다.


원산지국민감시단 등을 활용해 우범성이 높은 유통이력 신고업체 및 물품에 대한 집중적인 점검활동도 진행될 것입니다.


국세청 조직개편에 따라 수도권 이사화물이 서울세관에서 집중적으로 통관되는데, 그만큼 마약·총기류 등 사회안전 위해물품의 반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련 단속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X-RAY 검색기 투입이 가능한 경우 전량 X-Ray검색을 실시하고, 정기점검 시 1일 컨테이너 1개 이상 검사대상으로 선별하고 있습니다. 인력도 검사선별팀(3명)·X-Ray 검색팀(3명)·개장검사팀(5명)을 배치했습니다.


Q 인천세관에선 위품 신발을 개조해 신발이 필요한 해외아동들에게 보내고, 서울세관에서도 지난해 가을께 해외 지적재산권 관련 대국민 참여 행사를 열었었죠. 올해도 이와 같은 대국민 소통행사를 하실 계획이신지요?


지난 3월 3일 ‘납세자의 날’에서 개그맨 김병만을 명예세관장으로 위촉해 성실납세 정신을 확산하고 우리 세관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았는데요.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국민 친화적인 이미지를 위해 연예매체 등 언론에 적극 홍보할 계획입니다.


야심차게 준비하는 행사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직원 자녀 및 지역 주민을 초청하는 세관초청행사가 계획돼 있는데요.


관세행정을 직접 체험해보는 직장체험행사, 명랑운동회, 어린이 그림 그리기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주변분들의 자유로운 참여 부탁드립니다.


Q 업무 다변화에 따라 소통이 강조되는 요즘입니다. 세관장으로서 세관을 지휘하시는 건 이번이 처음이실 텐데요. 어떠신가요?


많은 것이 바뀌어왔습니다. 새로운 관세행정 수요와 이에 대한 인적구성 등 항상 변화를 요구받죠. 하지만 그 어떠한 변화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이라고 봅니다.


저희는 이걸 GWP(Great Work Place)라고 부르는 데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부서 간 유기적으로 협력을 할 수 있는 신나고 보람된 직장,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가 목표입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직원의 기념일 등 가족과 함께 기념하고 싶은 특별한 날을 스폐셜데이로 삼아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조직차원에서 축하하고 있습니다.


공통의 관심사가 있을 때 가장 빨리 친해집니다. 영화 및 연극 공연을 함께 관람하거나 등산 및 트래킹 등 스포츠를 함께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벤트가 서울본부세관엔 마련돼 있습니다.


올해 7월 직장어린이집이 개원합니다. 직장생활 최대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더불어 가족 친화적 직장 조성에 기여하는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Q 올해는 서울세관이 개청한지 110년이 되는 해이자, 세관장님께서 처음으로 본부세관장을 맡으신 첫해입니다. 어떤 특별한 계획이나 포부가 있으신지요?


논어에 ‘법과 원칙, 기본을 세워서 길을 만든다’는 뜻의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관세국경을 지키는 공무원으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며, 공평무사, 청렴과 같은 공직자의 기본을 항상 생각하고,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는 서울본부세관 개청 1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인만큼 국민에게 신뢰받고 구성원이 자부심을 느끼는 대한민국 수도 세관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서울본부세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와 관련 두 가지 약속을 드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수출기업 지원, 다른 하나는 목표세수 달성입니다.


대외 환경이 불확실한 건 사실이지만, 작년 말부터 조금씩 수출회복세가 관측됩니다. 우리 기업이 보호무역의 파고를 헤쳐 나가도록 수출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세행정 지원제도의 실질적 혜택을 향유하도록 앞서 말씀드린 중소 수출입기업의 FTA활용, 상호인증약정을 적극 추진하고, 필요한 경우 납기연장 등 지원도 시행할 것입니다.


적극적인 관세행정을 펼쳐 우리 기업들이 겪고 있는 해외 통관애로를 적시에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세관의 본 목적은 바르게 관세를 걷는 일입니다. 올해 서울본부세관 목표세수 2조527억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세관과 권역 내 세관 합동으로 세수점검단을 구성하여 반도체·의약품·원유 등 관내 주요 세입물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세수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AEO종합심사, AM컨설팅, 법인·기획심사를 통합·운영하고, 금년 신설된 특수심사팀이 대형 사건과 사회적 관심도가 큰 사건을 전담토록 하여, 악의적 탈세와 세원잠식행위를 근절하고 국부유출을 방지할 것입니다.


적극적인 불복 대응 및 체납정리 활동 강화 등 차질 없는 세원관리 활동을 추진하고, 연말까지 지속적인 세수관리로 국가재정 뒷받침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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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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