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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 칼럼]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12일차 - 삶의 경계에서 선택한 길

산 주안 데 오르테가(San Juan de Ortega)에서 부르고스(Burgos)까지

(조세금융신문=송민재)


지혜로운 사람은 당황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

- 공자


 

부르고스(Burgos)를 향해 새벽 길을 나서다.

새벽 3시 부르고스(Burgos)에 가기 위해 잠을 깬다. 30분 더 자고 깨야 하는데 긴장한 탓인지 일찍 잠이 깬다. 곤히 자고 있는 다른 순례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2층 철제 침대를 내려와 침낭을 접고 배낭을 챙기면서 조심하는데도 삐걱거리는 침대 소리와 짐 싸는 소리는 크게 느껴진다. 대충 빠진게 없는지 살펴보고 짐을 그냥 들고 사무실 쪽으로 내려와 배낭 꾸리기를 마무리한 뒤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나니 아직 4시가 채 되지 않았다. 기다렸다 출발하는게 큰 의미가 없어 출발을 하니 새벽 3 45분이다. 문 밖으로 나와 헤드 랜턴을 켜보니 너무 어둡다. 밝은 랜턴이 있는데 괜찮겠지하고 그냥 챙겼왔더니 너무 어두운 랜턴을 가져왔다. 길을 구분 가능한 정도만 보이는 수준이니 낭패 라는 느낌마저 든다. 어쩌겠는가 이미 출발한 길이고 시간 맞춰 일찍 도착해야 할 이유가 있으니 주의해서 빨리 가는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동갑내기 사촌 가족은 1년동안 세계 여행 중이다. 연초 명절 때 잠시 한국에서 얼굴만 보고 헤어져 아쉽다고 했더니 마침 스페인 여행 중이라고 보자고 한다. 마드리드에서 만나 같이 놀자고 하는데 순례길을 중단하고 마드리드로 갔다가 돌아오는게 여간 고역이 아니라서 고민하는데 결국 사촌네 가족이 차로 부르고스까지 내려오겠다고 한다. 떠나는 비행기 시간이 있으니 정오에는 도착해야 얼굴이라도 보고 식사를 같이 할 수 있으니 마음은 급하고 길은 멀고 다리는 아프니 삼중고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일정까지 바꿔서 4~5시간 이상 운전을 해서 보러 온다는데 조금 일찍 가는 것쯤 못할 일이 아니니 새벽 길을 비장한 긴장감과 함께 나선다.

 

 

<산티아고 순례길 정보: 산 주안 데 오르테가(San Juan de Ortega)에서 부르고스(Burgos)까지>

산 주안 데 오르테가(San Juan de Ortega)에서 부르고스(Burgos)까지 30km 구간이다. 부르고스(Burgos)까지는 두가지 갈래 길이 있는데 N-120 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고 두번째 길은 아헤스(Ages)와 아따뿌에르까(Atapuerca)를 통과하는 오래된 길이다.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아따뿌에르까(Atapuerca)를 통과하는 오래된 길을 선택한다. 도로를 따라가는 길이 훨씬 평탄하지만 시끄러운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

여유 있게 천천히 출발하고 해지기 전에 알베르게에 들어가서 자는 경우라면 헤드 랜턴이 필요없지만 새벽에 출발해야 하는 경우 헤드 렌턴없이 길을 떠날 수는 없다. 그래서 미리 헤드 랜턴도 장만해서 가게 되는데 가급적이면 멀리까지 밝게 비추는 것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냥 한국의 산이라면 일반적인 밝기의 헤드 렌턴이라도 그냥 길만 따라가면 되니 크게 어려울 게 없는데 까미노에선 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 까미노 노란 표시를 놓칠 수 있다. 노란 화살표를 놓치는 경우 갔다가 돌아와야 할 수도 있고 엉뚱한 길로 갈 수도 있다. 요즘엔 가벼우면서도 멀리까지 밝게 보이는 LED 헤드 렌턴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 기왕이면 밝게 비추는 것으로 장만하기를 추천한다. 혹시 길을 놓쳤다면 구글 맵을 이용하면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게는 해주니깐 로밍 후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혼자 새벽 길을 주로 이용하는 일정이 바쁜 순례자라면 신경을 쓰도록 하자.

 

 

출발 그리고 산길로 아헤스(Ages)까지

사람도 없는 새벽이라 도로를 따라 가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랜턴이 밝지 않아서인지 N-120 도로로 가는 표시를 발견할 수 없다. 노란 화살표만 따라 가다 보니 어느새 산 길로 접어들었는데, 돌아간다고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니 노란 화살표만 열심히 두리번거리며 찾아 길을 간다. 숲길로 접어드니 어두운 숲에서 괜히 짐승이라도 나올까 머리끝이 쭈삣쭈삣 거린다. 애써 두려운 마음을 삼키고 길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란 화살표를 따라 길을 가다가 노란 화살표를 만나면 얼마나 노란 화살표가 반가웠던지 새삼 고마운 마음마저 든다. 

한참 숲길 같고 산 길 같기도 한 길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딸랑 하는 소리가 들려오기에 깜짝 놀라 둘러보니 양들이 자고 있다가 움직이는 소리다. 양들도 동물이라 그런지 어둠 속에서 눈만 빛나는데 처음엔 늑대라도 나타난 줄 알고 가슴이 쿵쿵거리기까지 한다. 양들한테 잠을 깨워 미안하다며 다시 길을 가는데 등골이 오싹하고 십년감수한 느낌이다.

아헤스(Ages)는 모든 구역이 산 후안 데 오르테가의 작품들로 꾸며졌다고 한다. 어둠 속에서 보는 아헤스는 작은 마을로 여겨지는데 알베르게는 3군데나 있다고 한다. 너무 어두워서 마을이 있다는 정도만 느끼고 그냥 스쳐 간다..

  

 

 아헤스(Ages)에 도착했다. 아직 새벽이라 모두들 잠들어 있어 어두운 정적만이 감돈다. 가로등 불빛이 마을을 안내하고 있다.

 

 

 

아따뿌에르까(Atapuerca)

아따뿌에르까(Atapuerca)까지 오는 길은 차도를 따라오면 되는데 처음엔 표시를 보고 오는데 한참을 까미노 표시가 없어서 다시 거꾸로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다가 그냥 가다 보면 나오겠지 하고 그대로 차도를 따라오니 아따뿌에르까(Atapuerca) 마을에 도착한다.

마을 입구에는 선사시대 유적지에 대한 안내 표지판이 있다. 유적지는 까미노 위에 있지 않고 3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낮에도 가볼지를 고민할 곳을 어두운 새벽이니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물론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여름에는 가이드가 동행해 준다고 하니 여름 순례자들은 고민해 볼만 할 것 같다. 여기 선사시대 유적지 덕분에 유럽에 인류가 살았을 시점을 100만년 전으로 입증할 수 있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적 임에는 틀림 없을 것 같다.

빵 가게와 레스토랑 그리고 알베르게도 있으니 일정을 맞춰 유적지도 구경하고 하루 쉬어가기에도 좋은 곳이다.


 

 시간 상 아따뿌에르까(Atapuerca) 마을일 거라는 추정되는 사진이다. 마을 입구에서 선사시대 유적지 표시를 보고 길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찾다가 마을을 지나가는 길 위에서 까미노 표시를 발견하고는 마을을 지나가고 있다. 

   

 아따뿌에르까(Atapuerca)를 지나 산길을 넘어 고속도로를 넘어가는 다리를 건너 오니 사람들이 지나 다닌 길의 흔적이 별로 없는 곳으로 연결된다. 잘 못 들어선 것을 직감했지만 어디까지 돌아가야 할지 짐작할 수 없어서 구글 맵에 의지해서 계속 앞을 나아가는데  조금씩 해가 뜨기 시작한다.

 

 

Villafria

아따뿌에르까(Atapuerca)를 지나고부터 산보다는 낮은 듯하고 언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높은 듯한 숲길을 따라 까미노 표시가 있다. 어두울 때는 차라리 도로를 따라가면 차가 없어서 소음은 적고 걷기도 편한데 산 길로 올라가니 신경 쓰이는게 많다. 게다가 산길에 군데 군데 갈림길이 있어서 신경 쓰지 않으면 엉뚱한데서 헤맬 것 같으니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한참 신경을 곤두 세우고 길을 가는데 멀리 하늘이 조금 밝아오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 때 어디선가 여자 목소리로 뭐라고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순간 머리 끝이 쭈뼛하는 느낌과 함께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주변을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여기 저기 두 리번 거리다 혹시 하고 휴대폰을 꺼내 보니 길을 가는 중 참고하려고 켜 놓은 구글 맵에서 좌회전이라고 한다. 다시 한 번 십년감수 아니 백년감수는 한 느낌이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걸어가다보니 조금씩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해 뜨는 느낌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그 때 갑자기 휴대폰에서 까톡이란 소리가 난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곳에서 여명과 함께 만난 까톡 소리는 사람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아침부터 까똑질이야 하려다가 한국은 새벽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웃음만 짓고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한참을 걸어 산길을 가는데 Cardenuela Riopico라는 마을이 나타나지 않는다. 나중에 보니 산 길 중간에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을 놓쳤던 것 같다. 산 밑으로 마을이 보이다가 멀어지는게 길을 잘 못 들고 있었던 것인데 잘 느끼지 못 하고 그대로 걸어왔던 것 같다. 한번 길을 잘 못 드니 Orbaneja 마을도 지나갈 일이 없어졌다.

원래는 Orbaneja를 지나 Castanera 가야 하는데 길을 가다 보니 점점 더 이상한 곳으로 나온다. 사람들이 걸어 간 것 같지 않는 길을 넘어가면서는 제법 날이 밝아오는데 더 이상 까미노 표시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잘 못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다시 돌아가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구글 맵에 의존하니 사람이 가기 애매한 길로 가라고 안내한다. 어떻게든 부르고스에는 도착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한참을 헤매면서 나아가니 Villafria에 도착한다. 나중에 자료를 보니 정통 까미노 구간은 아니지만 Villafria 마을을 통해 가는 것도 우회로 중 하나라고 한다. 마을이 나오고 까미노 표시가 보이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안심이 되기 시작한다. 대충 남은 거리를따져 보니 생각보다 제법 많이 와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도로를 따라 오니 도시가 보이기 시작하고 까미노 표시가 나오기 시작한다. Villafria라는 마을 표시가 보였다. 알고 보니 이 마을을 지나가는 길은 우회 길이다. 원래는 N-120 도로를 따라 가야 하지만 이 길은 N-1 길을 따라 부르고스를 들어가는 길이다

  

 도로를 따라 한참을 따라 오니 전형적인 도시의 모습이 보이면서 부르고스 표지판이 나타난다. 아직 알베르게까지는 거리가 남았지만 이미 부르고스에 들어온 것 같다. 이 길로도 까미노 표시가 있지만 순례자들은 많이 없는 듯 낯설게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느껴지기도 한다.

  

 24시간 열려있는 맥도널드 매장을 발견했다. 까미노에선 프랜차이즈 체인점 가게를 쉽게 보기 힘든데 이렇게 보게 되니 반갑기까지 하다. 들어가서 화장실도 이용하고 오렌지 주스도 사서 마시면서 잠시 휴식한다.

 

 

 

 아마도 원래 까미노 코스로 들어오면 볼 수 없을 것 같은 성당인데 그냥 보기에 역사적인 이력이 제법 있을 것 같은 성당이다.

 

 

 금방 파란물이라도 들 것 같은 맑은 하늘이 보인다. 새벽부터 오면서 느끼는 긴장감과 피로감은 목표한 시간보다 여유 있게 도착하고 있다는 사실과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 다 상쇄 시켜주는 듯 하다.

  

 무심결에 보면 잘 모를 수 있는데 아래 길 위에 생선 가지처럼 이어진 표시가 까미노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방향으로 가면 도시를 지나 순례길을 따라 갈 수 있다고 한다.

 

 

 시립 알레르게를 찾아 골목을 따라 들어가고 있는데 스페인의 젊은 친구들이 헤이 카메라맨이라고 부른다. 가슴 쪽에 세로그립까지 장착한 DSLR을 달고 가니 그게 눈에 띄었나 보다. 스페인어로 뭐라고 하며 한 친구가 앞에 나서는데 말은 못 알아듣지만 뭔가 보여줄게 있다는 뜻인 듯 싶어 카메라를 들고 준비하니 바로 뒤로 재주 넘기를 한다. 다시 한 번 해 달라고 하니 이번엔 윗옷을 벗고 본격적으로 재주를 넘는다. 유쾌하게 웃으면 감사하다고 엄지를 내밀었더니 부엔 까미노라고 한다. 멋진 쇼를 보여줘서 고마워... 그라시아스~~~

  

 시립 알베르게 근체에 도착했다고 하는데 문이 열린 곳이 없다. 다른데 입구가 있나 해서 왔다 갔다 하다가 알베르게 표시가 있는 문에 가까이 가보니 12시가 되어야 문을 연다고 되어 있다. 도착은 11시쯤 했으니 예상보다 1시간 일찍 도착했다. 빨리 숙소 잡고 짐 풀고 씻고 사촌 만날 준비를 해야 하는데 12시나 되어야 한다니 난감한 상황이다. 일단 부르고스 대성당을 둘러보기로……

 

 

부르고스(Burgos)에서 사촌네 가족을 만나다.

사촌네 가족을 전부 만난게 명절 때 잠깐이었고 또 처음이었다. 어쩌다 스페인까지 와서 다시 만난 것인지 참 묘하다는 생각을 서로 나누면서 식사도 같이 하고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부르고스를 둘러보고 짧은 만남에 대한 아쉬운 이별을 나누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 했으니 언젠가는 또 만나겠지 이번에는 캐나다에서 가족이 다 만나는 일정을 만들어 보자 굳게 약속하고 헤어짐의 아쉬움을 감내해야만 했다.

부르고스(Burgos) 884년 디에고 로드리게가 세운 작은 마을이었다고 한다. 1035년 까스띠야 왕국이 부르고스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1075년에 Oca 주교청이 부르고스로 옮겨오면서 스페인에서 중요한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부르고스에서부터 순례길은 까스띠야의 끝도 없는 메세타 평원을 맞이하게 된다. 메마르고 거친 풍경은 생각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풍경이 될 것이다.



 시립 알베르게 앞에서 조금만 오면 부르고스 대성당 뒤쪽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성당을 한 바퀴 돌면서 찍은 사진이다. 참고로 성당 안을 관람하는 것은 유료인데 성당 전면에서 왼쪽으로 가면 빨간 십자가가 문이 보이는데 들어가면 일부가 개방되어 내부를 볼 수 있다. 마지막 사진에 있는 중앙 문으로 들어가면 관람 표를 끊을 수도 있고 순례자 도장도 찍을 수도 있다. 관람을 원하면 표를 끊고 계단으로 올라가서 들어가면 된다. 부르고스 대성당의 정식 이름은 Santa Maria 성당이다. 1221년에 지어져서 300년에 걸쳐 완성된 성당인데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대성당 앞 광장이다 제법 넓은 광장이 있고 둘레에 레스토랑이 보인다.

  

 여기 저기 구경을 하다 보니 12시가 다 되어 알베르게 앞으로 왔다. 알레르게 바로 앞에서 보면 이렇게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여러 종류의 가게들이 모여있는 시가지로 갈 수 있다.

 

 문을 열자마자 들어가서 방을 배정 받았다. 부르고스 시립 알베르게는 시설이 무척 좋은 편이다. 현대적인 시설과 침대 등은 편하고 좋은데 단점은 Wifi가 안된다는 것이다. 어느 해 여름의 순례자 사진이 벽에 크게 붙어 있다. 더운 여름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사진을 보고 있자니 괜한 감흥이 생긴다.

  

 시간이 늦어 짐만 풀고 사촌을 만나 간단하게 도시를 한 번 돌아보고 성당으로 돌아왔다. 대성당 앞쪽에는 순례자 형상의 동상이 있다. 같이 앉아 찍으면 기념이 될만한 모습이다. 하늘은 알베르게에 들어가기 전보다 더 파랗게 변했다.

 

 사촌 가족과 함께 근처 식당에 가니 여긴 여러 종류를 골라 시킬 수 있는 메뉴가 있어 하나씩 시켜봤다.

  

 식사 후 대성당 위쪽으로 올라오니 San Nicolas 성당이 보인다.

  

 산 니콜라스 성당보다 더 위로 올라오면 전망대가 보이는데 전망대에서 바라본 부르고스 전경.

  

 전망대에서 좀 더 올라가면 성을 볼 수 있는데 안에서는 한참 관광객에게 역사적인 사건들을 설명하고 있는 듯 했다. 입장은 유료이고 좀 더 높은 곳에서 부르고스 시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성벽과 그 앞에 있는 기념비. 이 지방을 까스띠야라고 부르는 이유가 스페인어로 성을 의미하는 castill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다시 내려오는데 부르고스 성당의 첨탑과 산 니콜라스 성당이 같이 보인다.

 


 아크로 데 산타마리아로 관광 트램이 들어가고 있다.

  

 사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듯이 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니 헤어질 시간이 다 되었다. 여행을 시작한지 1년이 다 되어서 이제 마무리 단계인 사촌에게 건강하게 여행을 잘 끝내라는 축복을 하고 까미노 위에 다시 선다.

   

 사촌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정돈을 한 다음 형식, 론과 함께 저녁 식사로 순례자 메뉴를 시켜 와인 한잔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 한다..

 

  

오늘의 일기

새벽을 달려 이 곳에 오는 동안 겁도 나고 걱정도 많이 되더니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부르고스에 당도하고 사촌도 만나 사진도 같이 찍고 점심도 같이 먹고 나니 마음이 편해진다. 다음엔 북미 쪽에서 만나자는 약속만 했지만 너무 늦지 않게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니 괜히 들뜨는 기대감마저 생긴다.

아직 아픈 다리는 여전하고 갈 길은 멀다. 조금씩 더 외로운 길이 되어간다. 길이 있기에 걸어가지만 이 길의 끝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새벽 길을 나서니 별을 보고 걷는 느낌은 좋았지만 잘 모르는 길을 어두운 헤드 랜턴 켜고 나설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하루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함께 했다. 내일을 위해 이제 휴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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