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계열 금융사들은 ‘상근감사 폐지 건’을 통과시켜 순수 사외이사로만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경영 투명성과 독립성을 높여 기존 불신들을 쇄신하려는 의지라며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삼성카드가 선임한 사외이사들의 출신 경력을 살펴보면 쇄신 의지보다는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불신만 더 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삼성카드는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선임에 대한 안건을 별다른 이견없이 통과시켰다.
이번 이사선임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임기 연임이 결정된 양성용 사외이사는 지난 2006년에서 2007년사이 금융감독원 기획조정국 국장과 비은행담당 부원보를 지냈던 금융관료 출신이다.
또한 신규 선임된 권오규 사외이사의 경우 지난 2006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냈고 최규현 사외이사는 지난 2011년 제29대 조달청장 자리를 지냈던 행정관료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내년 3월 12일 임기가 만료하는 박종문 사외이사는 지난 2000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시작으로 지난 2002년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 2008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친 법조계 관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삼성카드가 사외이사진 모두를 전직 관료 출신으로 채움에 따라 삼성카드는 관피아 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증권‧화재‧생명 등 삼성계열 금융사들이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새롭게 선임하거나 연임한 사외이사 중 전직 관료 출신은 삼성카드 4명(100%), 삼성생명 2명(50%), 삼성증권 2명(66%), 삼성화재 2명(50%)이다.
한편 경제개혁연구소의 ‘사외이사 및 감사의 독립성 분석(2015~2016)’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사외이사 직업군 중 재계비율은 갈수록 줄어든 반면, 전직 관료출신 비중은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지난 2006년 재계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33.11%를 차지했으나 2016년에는 23.41%로 나타나 10년 사이 10%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전직 관료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지난 2006년 18.83%에서 2016년 23.41%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대기업집단이 ‘관피아’ 논란에도 전직 관료출신 사외이사를 기용하는 것에 대해 보고서에서는 이들이 국가 관료출신 사외이사를 통해 입법, 행정영역의 규제 및 제재를 해결하기 위한 창구로 사외이사를 활용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전직 관료출신 사외이사들의 주요 재직처는 국세청‧관세청 등 조세 관련 부서가 가장 많았고, 기재부‧재경원‧기획예산처 등 소위 ‘모피아’ 출신들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금감원, 공정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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