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

[숨은 맛집 찾기] 4대 나주곰탕 천억집


입에서 풍겨져 나오는 입김이 점점 커지는 계절이면 떠오르는 맛, 뜨거운 국물 남도 음식 하면 떠오르는 맛, 나주곰탕


나주에는 곰탕골목이 있을 정도로 곰탕은 나주의 대표음식이며, 많은 나주곰탕 중에서도 100년 전통의 ‘하얀집’과 70년 전통의 ‘노안집’은 대표선수 2인방이다.


3대를 이어온 ‘나주곰탕 노안집’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만들어진 ‘4대 나주곰탕 천억집’이 송파 법조타운에 생긴 것을 발견하고, 맛 비교평가를 위해서 원조가 있는 ‘3대 나주곰탕 노안집’(이하 ‘노안집’이라 칭한다)을 찾아가기로 했다.


객관적인 맛 평가를 위해서 8인의 동료들과 함께, 눈이 약간 내렸던 서울을 뒤로 하고 늦은 아침과 아주 이른 점심 사이에 나주에 다다르니, 시골마을은 하얗게 변해 있고, 길은 질척거린다.


곰탕골목을 지나 도착한 넓은 주차장 앞, ‘3대 나주곰탕 노안집’


입구에 큼지막하게 ‘유사 노안곰탕에 속지 마십시오’라는 글귀가 주인장의 속앓이를 대변하는 듯해서 찡해 온다.


곰탕과 수육을 시켜본다. 나주곰탕은 소의 각종 부위 중에서 양지와 사태가 주재료이고, 사골을 부재료로 하여 가마솥에 3~4시간 푹 삶아 고은 후 고기를 양념하고 기름기를 제거하여 진하고 맑은 국물에 양념된 고기와 밥을 말아 제공하는 음식이다.(이를 ‘토렴’ 또는 ‘퇴염(退染)’이라고 한다. ‘토렴’을 하는 음식에 대한 설명은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한다)


여타 곰탕에 비해 ‘노안집’ 나주곰탕은 푹 고아 만든 맑은 국물로 남성적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아주 진한 국물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냉장고 벽면에는 ‘곰탕국물을 싱겁게 드실 분은 간이 안된 국물이 준비되어 있으니 직원에게 요청하세요.’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을 정도다.


서울에서 먹는 곰탕은 대부분 국과 밥이 따로 제공된다. 노안집은 부산의 대표음식 중 하나인 돼지국밥처럼 토렴을해서 국밥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주 뜨거운 국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아주 뜨겁게 제공되지 않더라도 노안집 곰탕은 충분히 맛이 있다.


물론, 요즘 싱겁게 먹는 것이 대세인 점을 든다면 짭짤한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는 곰탕의 참 맛은 ‘전날 술을 많이 마셔보면 안다’라고 했다.


그 말에 동의하면서도 필자에게 나주곰탕은 술과 함께 먹어보면 곰탕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나주곰탕의 진한 국물과 함께 마시는 반주가 배 안을 달구어 놓는다면, 곰탕국물은 달구어진 배 안을 진정시켜 속을 아주 편안하게 만드는 음식이다. 이때 같이 먹는 전라도 방식으로 진한 젖갈이 코로 확 풍겨오는 김치와 시원한 국물의 깍두기도 일품이다.


노안집 수육은 국물과 같이 나오는데, 아롱사태, 머릿고기 그리고 우설이 섞여 나오는 것으로 뜨거운 국물과 같이 나오기 때문에 수육이 차가워지면 뜨거운 국물에 적셔서 촉촉하게 만든 후 직접 만든 양념고추장이나 소금기름장에 찍어서 먹으면 된다. 식었을 때 먹는 식감은 부드럽지 못하기 때문에 차가웠을 때는 국물에 한번 적셔서 먹는 것이 좋다.


짧았지만, 강렬했던 그리고 진한 여운을 남겼던 나주 맛탐방을 다녀온 며칠 후 ‘4대 나주곰탕 천억집’(이하 ‘천억집’이라함)에 들렀다.


음식은 머리 속의 추억이자, 혀의 기억이다. 음식을 단지 맛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조금 먹어본 사람이면 누구나가 할 수 있는 행위이다. 음식은 맛 그 이상의 것으로, 같이 맛보았던 사람과, 분위기, 그 순간의 감정상태 등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업원과의 어떤 유대감(음식과 상황에 대한 간단한 설명 등)을 형성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종합적인 점수가 결정되는 추억과 기억의 종합평가대상이다.



최고의 맛 집도 서비스 불량 하나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최악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천억집’은 들어선 순간 홀의 넓고 여유로운 정경이 맘을 편하게 만들어,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바쁜 점심시간이라서 여기저기에서 벨이 울리고 정신이 없다.
‘하루 300그릇만 정성스럽게 다린다’는 카피가 인상적인 ‘천억집’. 그 이유가 궁금해서 김태식 대표에게 물었다. “300그릇만 판매하는 이유는 최소 300그릇 분량의 국내산 한우 양지와 사태 등을 한꺼번에 4시간에 걸쳐 끓여야만 수육의 맛이 뛰어나고 곰탕국물이 충분히 우려나와 진하게 나오기 때문에 하루 300그릇만 만듭니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노안집과 천억집의 차이점이 보인다.
노안집은 토렴을 해서 나와서 그런지 뜨거운 국물의 느낌이 없는 반면, 천억집은 서울로 오면서 뜨거운 국물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토렴을 버리고 뜨거운 국물을 택했다. 곰탕 국물 맛도 노안집이 짭짤한 강력한 맛이라면, 천억집은 약간 싱거운 듯하면서 여운을 남기듯 토라진 여인네와 같이 한번 더 음미하게 되는 맛을 가지고 있다.


물론, 두 곳 다 곰탕국물 맛이 좋다. 천억집의 맛은 남도 특유의 맛도 가지면서도 서울사람들의 맛에 대한 취향과 타협한 듯하다. 이러한 생각은 김치를 먹어보면서 더 강렬하게 들었다. 노안집의 진한 젖갈냄새가 천억집에서는 강하게 나지 않고 약간 달달한 맛이 느껴졌다.


천억집은 노안집과 달리 곰탕 이외에도 식사메뉴가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새싹한우육회비빔밥이다.


쌉쏘롬한 새싹의 풍부한 맛과 식감에 그 날 들어온 싱싱한 한우 1+ 우둔살이 마치 한여름 먹는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에서 녹아 없어지면서 내는 독특한 한우의 달달한 맛이 입안에서 새싹과 서로 엉기면서 엄지 척을 내밀고, 그 앙상블에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곁들어 나오는 시원한 물김치는 처음 생각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생각을 물김치를 떠 먹는 순간 바로 바뀌게 된다. 어떻게 이런 조합을 찾았는지, 새로운 도전에 맛이 있어서 감사하다.




[김대중 프로필]

• (주)위더스뷰티 대표
• 건국 대학교 국제무역학과 박사과정 수료
• 미국 UC Berkeley Extension 수료
• 저서:정보화를 통한 국제수지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인터넷 무역 실무/인터넷 마케팅 길라잡이/인터넷 창업 길라잡이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