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유리나 기자) 서울시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와 함께 ‘위안부’ 피해자 10인의 생생한 증언은 물론 미국, 태국 현지조사를 통해 새롭게 발굴한 역사적 입증자료까지 망라해 교차분석한 사례집을 29일 발간했다.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위안부’는 시가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 사업’의 하나로 지난 1991년 8월 故김학순 할머니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를 증언한 이후 지난 26년간 피해자들의 증언을 담은 서적은 몇 차례 발간된 적 있지만, 증언과 근거자료를 접목해 입체적으로 분석한 사례집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그동안 ‘위안부’ 연구에 있어 일본 정부‧군 공문서를 활용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았던 상황에서 이번에 발견한 미국 및 연합국 생산자료는 ‘위안부’ 실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역사 사료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책에는 ‘위안부’ 피해 사례를 증언한 10인은 미디어 등을 통해 비교적 많이 알려졌던 분들 가운데 선정했다. 많은 이들에게 그저 ‘위안부’ 피해 할머니로만 인식돼 있는 피해 여성들의 ‘인간’으로서의 삶을 소개함으로써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서다.
또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버마 등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에 광범위하게 걸쳐있고, 한국인 피해 여성들이 이곳저곳으로 끌려갔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지역의 피해자들을 선정했다.
10인은 김소란(가명, 필리핀), 김순악(중국•내몽고 장가구), 박영심(중국 남경, 운남), 문옥주(중국 동안‧버마), 배봉기(일본 오키나와), 김복동(싱가포르‧인도네시아), 김옥주(중국 해남도), 송신도(중국 무한), 박옥련(남태평양 라바울), 하상숙(중국 무한) 할머니다. 1명은 본인 요청에 따라 가명 처리했고, 나머지 9명은 실명이다.
내용은 ‘위안부’ 피해 여성의 생애사를 다루는 데 집중했다. 기존 증언집은 피해상황 설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식민지 사회에서 어떠한 생활을 하다가 끌려가게 되었는지부터 멀고 먼 귀환 여정, 그리고 귀환 후 생활까지 상세히 담았다.
또 1인칭 시점의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해 읽는 이로 하여금 좀 더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했다. 또 피해자로서 50여 년 동안 침묵을 강요받았으나 세상의 편견에 앞에서 피해 사실을 용감하게 알리게 된 결정적 계기, 이후 인권운동에 참여하는 등 활동가들과 치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넘어 세상까지 위로하려 했던 피해 여성들의 활동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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