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직원들은 KB증권이나 KB국민카드로, KB증권과 KB국민카드 직원들은 KB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는 형태였다. 직급·연봉 등은 이전 직장 수준으로 맞춰주고 3년 후 복직시켜준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대부분의 KB국민카드 직원들이 KB국민은행으로의 전직에 거부감을 나타내면서 당초 15명씩 교류시키려던 계획이 틀어져 버린 것이다. KB국민은행에서 KB국민카드로 전직하려는 직원들은 많았으나 KB국민카드에서 KB국민은행으로 옮기길 원한 직원들은 극소수뿐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KB금융은 전직 공모 기한을 26일까지로 연장한 뒤 KB국민카드 직원들을 상대로 ‘전직 시 즉시 승진’이라는 회유책을 썼다. 일부 직원들은 직속 상사로부터 전직을 강요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KB국민카드 직원들이 KB국민은행으로 가기를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잦은 구조조정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23일 “지난 19~22일까지 희망퇴직 접수를 받은 결과 2800여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2005년, 2010년, 2015년에도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으며 올해에는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으로 희망퇴직 신청대상을 확대했다. 반면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KB국민카드는 구조조정 위험성이 거의 없다.
또 KB국민카드 정규직이 영업 실적 압박을 거의 받지 않는데 반해 KB국민은행은 영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는 점, 비슷한 맥락으로 KB국민은행은 실적 중심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이미 결정됐다는 점 등이 꼽힌다.
이와 관련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10년차 이상 직원 수가 전체 직원의 2/3에 달하는 ‘항아리형 인력구조’의 대표적인 곳”이라면서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여전히 ‘몸집 줄이기’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KB금융 내에서도 기피 대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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