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민서홍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엽합회 회장은 지난 28일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날 허 회장은 회원사에 발송한 편지에서 “최근 전경련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많은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달 초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사과 발언을 한 적 있지만 공식적인 사과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전경련은 회원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면서 “앞으로 빠른 시일 안에 회원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허 회장은 “돌아오는 2월 정기총회까지 개선 방안 마련에 힘을 보태고 저는 회장직을 물러날 것이며 전경련을 이끌어 주실 새로운 회장님을 모시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이날 이승철 상근부회장도 정기총회에서 허 회장과 동반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회장은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전경련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전경련의 변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땅은 비온 뒤에 더 단단해진다고 한다. 전경련도 기본과 정도를 되새기며 국가경제와 기업에 활력을 주고 국민께 사랑받는 단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전경련은 삼성·SK·LG·KT 등 주요 대기업 회원사들의 잇단 탈퇴 선언으로 해체 위기에 몰렸으며 의견수렴 단계부터 저조한 참여율을 보이는 상황이다.
허 회장은 이번 편지를 통해 쇄신안을 반드시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회원사들의 추가 탈퇴를 지연시키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재계 입장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전경련 고유의 목적이 희미해지고 오히려 회원사들에게 ‘갑’ 행세를 한다는 비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등을 돌려 지금의 위상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봐 ‘개혁’이 아닌 ‘해체’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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