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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 칼럼]산티아고 순례 여행기 3일차 - 삶의 경계에서 선택한 길

수비리(Zubiri)에서 팜플로냐(Pamplona)까지 20km

(조세금융신문=송민재)


고개를 똑바로 들고 길을 보라길이 보이면 보고 있지만 말고 걸어라.” – 에인 랜드

 

새벽아침 

아침에 눈을 뜨고도 잠시 그대로 누워 있는다오래 걸어 피곤함에 늦게 일어 날 법도 한데 일찍 눈이 뜨인다잠이 깬 다른 순례자들도 곤히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의식해서인지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쉬 일어나려고 하진 않고 있다아마도 누군가 이 어색한 침묵을 깨고 나서 주기를 바라는 느낌이다살짝 고개를 들어 살펴보니 벌써 짐을 챙겨 떠난 자리도 보인다아마도 급한 마음에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선 듯 하다.

한국 사람들이 하도 일찍 출발하고 시끄럽다고 숙박을 거절하는 사설 알베르게도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도 급한 마음은 다를 바가 없는 듯 하다.

드디어 누군가 어색한 침묵을 깨고 움직이기 시작하니 갑자기 웅성거리면서 어수선해지기 시작한다짐을 챙기고 가볍게 씻고 난 뒤 수비리(Zubiri)에서 출발하려고 하니 비가 온다많이 오진 않지만 금방 그칠 것 같진 않아서 스패츠를 차고 우비까지 쓰고 출발한다.




 비가 내리고 있는 수비리(Zubiri)의 새벽

 


아침 식사 후 길을 나서다.

여기 알베르게는 숙박만 제공하는 곳인데다아침 식사는 가다가 열려 있는 식당을 만나면 그 때 먹자는 생각에 아침 거리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는데전날 저녁 식사를 한 식당이 마침 아침 식사 시간에 맞춰 문을 열어 놓았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배를 든든히 채우고 길을 떠날 수 있었다.

 

오늘은 숲길이 많다고 되어 소개 되어 있는 길이다그리고 순례길에서 처음 만나는 대도시인 팜플로냐(Pamplona)로 들어 가는 날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정보수비리(Zubiri)에서 팜플로냐(Pamplona)까지 >

3일째 되는 날부터 하루 이틀 고생하고 견디는 상황을 넘어가기 때문에 몸이 현실을 깨달은 듯 여기 저기 불편한 느낌들이 생기곤 한다순례 기간을 짧게 잡고 온 순례자들은 하루에 30~40km까지 걷는 일정으로 걸어가곤 하지만 일반적으로 30~35일 정도로 일정을 잡고 온 순례자라면 초반에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다.

수비리(Zubiri)에서 팜플로냐(Pamplona)까진 20km 정도 되는데 처음 만나는 대도시라는 소개 자료에 기대감이 생긴다순례길을 오면서 미처 챙겨오지 못했거나 와서 걷고 나면 이것 저것 추가로 필요한게 생기기도 하는데 도시로 들어가면 웬만한 물품을 구할 수 있다.

순례길을 가려고 할 때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 중 하나가 비용이 얼마나 드냐는 것이다가장 궁금하면서도 개인적인 편차가 심한 부분이라 답을 하기에도 어려운 부분이다여러 순례자들의 경험을 종합해 보면 하루 30~40유로가 평균 범위이다더 적은 비용을 사용하는 순례자들도 있는데 가끔씩 발생하는 변수를 고려하면 그정도가 적절한 비용일 것이다일 평균 비용을 정하고 예상하는 순례기간으로 산정해보면 전체 비용이 나올 것이다일정 중에 순례길 걷기 전날까지 비용과 순례가 끝나고 난 후 비용은 별도로 계산 하는 것이 좋다취사가 가능한 알베르게가 많으므로 공동으로 식사를 준비하고 나눠 먹는다면 번거로움에 비해 친구도 사귈 수 있고스페인은 식품 가격이 싼 편이라 비용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요리 솜씨가 있는 친구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더 환영 받는 순간이기도 하다단점은 요리 솜씨가 너무 없으면 자꾸 얻어 먹게 되어서 미안하다는 것과 고급 음식은 아니라도 나름대로의 스페인 현지 음식을 맛보기 어렵다는 것이다상황에 따라 갈이 요리해 나눠 먹기도 하고 식당에 가서 맥주나 와인 한잔 곁들여 가며 같이 식사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대도시에 대한 설레임

처음으로 만나는 대도시 팜플로냐(Pamplona)라는 마음에 괜히 설레이는 느낌이 든다. 2~3일 시골길을 걸었다고 벌써 도시에 대한 향수가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아마도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레임이 무척이나 생경하면서도 가슴 떨리는 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전날 숙소로 가기 위해 넘어갔던 다리를 다시 넘어와서 우측으로 걸어가면 약간 오르막으로 길이 보인다.

 

 




 길을 가다보니 이 곳의 생태계라던지 특징을 알려주는 표지판을 만났다. 표지판을 보고 주변을 돌아보니 무언가를 채취하는 곳인지 공사 현장처럼 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왼쪽 사진은 까미노 표지석이 있는데 그 표지석에 밑으로 가라는 노란색 표시가 따로 있다. 이럴 때는 헷갈린다. 이럴 때는 대충 노란색을 따라가면 길을 가기 편한쪽이기에 노란색 지침을 따르면 된다. 우측 사진에 있는 순례자는 알고 보니 굉장히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아르헨티나 언더그라운드 가수라고 하는데 유튜브에서 노래하는 모습은 보았지만 앞모습을 찍은 사진이 없어 안타깝다.

 

 가다 보니 달팽이 같아 보이는데 특이하게 까만 색이다.

 






 










 길을 가다 보면 마을도 지나가고 벌판도 지나간다. 숲길을 갈 때도 있다. 많이 오진 않지만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는데 조금 번거로운걸 빼고 나면  비 오는 날의 느낌이 좋다. 



 Zurian이라는 마을의 입구이다. 다리를 건너가면 입구쪽에 간이바가 있는데 거기에 앉아 쉬면서 좀 전에 길에서 봤던 아르헨티나 언더그라운 가수의 음악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무너진 집터도 보이고 숲길도 지나간다. 바로 위 왼쪽 사진은 길을 가다가 누군가 여기서 쓰러진 듯 보인다. 오른쪽은 Irotz란 마을인데 피자집이 소개 자료대로 있긴 한데 문을 열지 않아서 그대로 지나쳤다.



점심 식사할  식당이 문을 닫았다.

Zurian이란 곳에 있는 간이 바에 잠시 쉬었다 가면서 점심을 먹을 까도 하다가 조금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조금 더 가면 나오는 마을에 화덕 피자를 파는 곳도 있다고 해서 그대로 지나갔다하지만 다음 마을인 Irotz란데 있는 가게는 존재는 하지만 문을 안 열었다당황스럽다한참을 더 가야하는데 허기진 상태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대로 간다.




 마을을 지나치고 나니 공원처럼 보이는 곳 입구에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으로만 보면 8.1km가 남았다.


 





 사람들이 뛰어도 다니고 자전거도 타는 구역을 지나 언덕을 넘어가면 제법 힘이 든다. 쭉 넘어오다 보니 성으로 보여서 자세히 보니 농가이다. 그 옆을 지나 다시 숲길을 한 참을 지나간다.



 배가 고파 힘이 들 때 산길 중간에 배낭으로 과일 등을 지고 와서 늘어 파는 사람을 있어 반가운 마음에 사서 앉아 쉬면서 먹었다. 


길을 가다 겨우 허기를 면하다.

한참을 배에서 꼬르륵거리기 시작하고 힘도 빠지려고 하는데 산길을 걸어가는 중간에 배낭으로 과일이랑 음료를 가져와서 파는 사람이 있어서 얼른 만다린과 바나나를 사 먹고 출발했다허기진 배를 달래니 산 길 중간까지 지고 와서 과일을 파는 사람에게 고맙기까지 한 마음이다.



 길을 걸어가는 중에 언덕에 글자를 적어 놓은 곳이 보였다. 오른쪽 사진은 Bulada 도시이다. 마을이라 하기에는 규모가 큰편이라서 도시 규모이다.





 도시 입구에 도착하니 다리가 보였다. 넘어가면서 보이는 좌우로 풍경이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보이는 성당 입구가 열려있다. 



 본격적으로 도시를 가로질러 건너가니 낡은 건물과 벽에 이런 저런 그림을 그려 놓은 곳도 보인다. 



 도시의 규모가 작지 않으니깐 지나가는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순례자 메뉴


순례자 메뉴를 먹다.

팜플로냐가 2.7km 남은 Bulada란 곳에 도착하니 시간도 그렇고 거리 상으로도 그렇고 여기서 점심을 먹는게 적절하다 여겨져서 순례자 표시가 보이는 작은 레스토랑으로 들어 갔다들어가서 보니 영어도 안 통한다어떤걸 시켜야 할지 감이 잘 안 오는 상황이라 손짓 발짓으로 순례자 메뉴를 달라 했다잠시 후 나온 순례자 메뉴는 바게트에 계란토마토 케첩과 함께 소금이 잔뜩 뿌려진 음식이다이게 뭐지 하고 먹어보니 그런대로 괜찮다땀 흘리며 온 뒤라서 그런지 소금기 많은 음식이 도움이 되는 듯 했다.

 

 

 

 

 

  드디어 팜플로냐(Pamplona) 입구에 도착했다. 다리를 넘어가기 전부터 사람사는 집들이 있더니 다리 너머로 본격적인 도시 풍경이 보인다.





  다리에 다다르니 앞서 있는 순례자가 보였다. 나이가 적지 않아 보이는데 걸어가는 발걸음은 가볍고 풍기는 분위기는 웬지 엄숙함마저 느껴진다.



  다리를 너머가선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알베르게는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앞서 간 순례자도 여기 저기 두리번 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우측에 보이는 다리가 방금 넘어온 다리이다.



  구글맵으로 시립 알베르게를 찍고 따라 가니 도심으로 들어서게 된다. 


숙소에 도착

팜플로냐(Pamplona)에 도착하니 시립 알베르게로 가는 길이 어느 쪽인지 감이 안 온다작은 마을에선 쉽게 찾을 수 있는데 큰 도시는 이런 문제도 있다구글 맵을 켜고 여기 저기를 돌아서 찾아 가니 시립 알베르게를 찾았는데 내부 규모에 비해서 입구 문은 소박하다.



  지저스 마리아라고 적혀 있는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중앙홀엔 그림들이 걸려있다. 중앙홀을 기준으로 좌우 1층 2층에 숙소가 있다. 전체가 커다란 홀인데 그 안에 중안 전시실이 있고 좌우에 침대를 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날 2층에는 순례자들이 거의 없고 1층 정도로 수용이 되는 수준이었다. 6월이 넘어가면 다 찰 정도로 순례자들이 많아 진다고 한다. 게다가 도시에 몇 군데 알베르게가 있어 분산되는 경향도 있다.


숙소에선 여러가지 일이

입구에서 안내해 주시는 분이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준다물론 스페인어로…… 물론 알아들을 수 없다대충 감으로 아침 먹는 곳 하고자는 침상샤워하는 곳을 알아내고는 23:00에 문 닫는다는 것도 알아냈다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뜻은 통한다는 진리를 또 깨닫는 순간이다같이 걸어온 형식 군은 오는 길에 순례자 여권을 잃어 버렸다점심 식사하는 곳에서 잃어 버린 것 같은데 정확한 곳을 알면 찾아 가기라도 할 텐데 감만으론 알기 힘들다할 수 없어서 물어보니 여기서도 발급을 해 준다고 한다. 3일동안 걸은 게 아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시 발급 받아서 도장을 찍으니 괜히 내 마음마저 편해진다.

 

샤워부터 하고 다른 순례자와 함께 세탁이 끝나기를 기다리니 계속 순례자들이 들어온다바로 옆 침상에는 까를로와 마르코라고 하는 이탈리아에서 왔다고 하는 순례자들이 들어왔다친구끼리 왔다고 하는데 까를로는 보자마자 대뜸 오늘이 자기 아들 27번째 생일이라면서 초를 켠 케익 앞에서 웃고 있는 아들 사진을 보여준다마르코는 배낭을 보더니 무게가 얼마인지 물어보고는 너무 무겁다는 반응이다가다가 하나씩 휙 휙 던져서 버릴 거라는 제스처를 유머 스럽게 한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검색도 하면서 누워 있다가 이상한 느낌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여자 엉덩이가 보인다 깜짝 놀라서 보니깐 그냥 아무데서 옷을 갈아입고 있다그러고 보니 팬티만 입고 샤워하러가는 남자 순례자도 보인다하루 이틀은 왠지 조심하는 분위기이더니 이젠 신경 안쓰고 편한 데로 하는 순례자도 있는 듯 했다.

 

강원도에서 오셨다는 소미 부모님께서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하신다짜장밥과 함께 준비하신 음식을 먹고 나니 배가 불러서 정신이 없다그래도 대도시에 왔는데 이대로 그냥 자기는 아까워서 밖으로 나와 도시를 돌아보니 산타마리아 대성당시청 그리고 큰 광장 주위에는 바(Bar)가 모여 있는 거리도 있다가게마다 술과 음식을 먹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도시 중앙에 광장이 있다. 계속 사람들이 지나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국 땅이라 낯설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론 익숙한 느낌이다.

  

 

  광장에 한참을 서 있다가 도시 골목 여기 저기를 돌아본다. 출발할 땐 비가 왔는데 지금은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한다. 오랫만에 사람들이 지나 다니는 모습을 보니 반가운 느낌도 든다.

 


  시청인 듯 하다. 스페인에선 이렇게 깃발이 꽂혀 있는 건물이 대체로 시청이라고 한다.

 

  왼쪽 사진은 성당 모습이다. 처음엔 이 성당이 산타 마리아 성당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산타 마리아 성당은 따로 있었다. 

 

 도시 여기 저기를 다니니 낯선 풍경이 새롭다. 



 숙소 쪽으로 오면서 찾아보니 가까운데 산타 마리아 성당이 있어서 찾아와 봤다. 






 성당 내부 모습




 이제 해가 지는 느낌이다. 해가 지는 느낌의 광장은 또 다른 모습이다.

 

맥주 한잔의 여유

형식 군하고 같이 맥주 한잔 마시고 들어가다가 아쉬운 마음에 다른 가게에 들어가서 스페인 음식 하나를 안주 삼아 시켜서 한 잔 더 마시고 나니 하루를 걸었던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오랫만에 마시는 맥주 한 잔이다. 골목에 나와있는 야외 테이블에서......



 아쉬운 마음에 들어간 가게. 스페인은 하몽이 유명하다고 하더니 하몽을 사서 가기도 하고 시켜서 먹기도 하는 곳인 듯했다. 대충 메뉴를 보고 추측을 통해 시킨 맥주와 안주거리이다. 



하루를 마감하며

숙소로 돌아가며 보니 눈에 익은 사람들이 여기 저기에서 보인다독일에서프랑스에서스페인에서미국에서 등등각국 사람들이 혼자 또는 친구부부연인이 같이 온 게 보인다지나가다 눈이 마주치면 그냥 웃게 된다반갑다는 표시이다까미노 길은 경쟁이 아니다가다 보면 앞에도 가고 뒤에도 가고 도착하면 숙소에서 또 만나곤 한다그러다 보니 오다 가다 만나면 같은 처지에 동질감이 커져서 국적에 상관없이 사람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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