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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조세금융신문=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길거리의 은행나무도 숲의 단풍나무도 화함이 다하고 모두 앙상한 가지로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다. 온 산이 한참 화려했던 뒤라 앙상한 가지나 색을 잃어버린 산이 더 쓸쓸해 보이지만, 내년이 되면 가지에 다시 새잎이 돋고 단풍은 또 우리를 찾아온다. 노랗고 붉은 잎이 찬바람에 우수수 떨어질 때마다 화려함을 조금씩 잃어버리는 단풍이 못내 아쉽지만 단풍나무를 뿌리째 뽑아버리지 않는 한 단풍은 으레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봄이 오면 온갖 봄나물들이 먼저 봄이 왔음을 알려 줄 것이다. 겨우내 땅 속에 움츠리고 있던 뿌리와 씨가 싹을 틔우며 내는 봄나물의 향기는 여느 봄꽃에 뒤지지 않는다.


봄나물은 캐기도 하고 혹은 뜯기도 한다. 가장 흔한 봄나물인 냉이나 달래는 뿌리 채 캐고, 쑥이나 돌나물은 줄기나 잎을 뜯는다. 이 중 뜯는 나물은 한 자리에서 뜯고 나서 며칠 후에 다시 가보면 또 수북이 뜯을 수 있다. 뿌리 채 캐지만 않는다면 잎이나 줄기는 언제든 새로 돋는다. 반면 냉이나 달래처럼 뿌리 채 캐서 먹는 나물은 한 자리에서 캐고 나면 그 걸로 끝이다.


매년 가을이면 보게 되는 단풍이나 잎을 뜯어먹는 봄나물의 공통점이 있다. 뿌리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계속해서 우리에게 가을의 화려함이나 봄의 싱그러움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잎이 자연스레 떨어지든 잎을 강제로 뜯든 새잎은 다시 돋는다.


100세시대를 맞아 여기저기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노후자금이 필요하다고들 얘기한다. 그런데 노후자금도 두 종류가 있다. 봄나물로 치면 뿌리 채 캐서 쓰는 듯한 노후자금이 하나고, 잎이나 줄기를 지속적으로 뜯어서 쓰는 듯한 노후자금이 또 하나다.


‘뿌리 채 캐는’ 노후자금은 일반적인 금융자산으로 목돈을 의미한다. 노후에 생활비로 조금씩 소진되는 자금이다. 단풍나무나 뿌리 채 캐는 봄나물이 캐면 그만이듯 목돈 역시 조금씩 소진해버리면 그걸로 그만이다.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잎을 뜯는’ 노후자금은 연금 같은 것들이다. 단풍나무가 매년 가을이면 새로운 화려함을 선사하듯, 뜯는 봄나물이 같은 자리에서 계속해서 재생이 되듯 연금자산은 끊임없이 노후 생활비를 내어준다. 연금자산은 소진하는 개념이 아니라, 화수분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자금을 내어준다.


우리가 노후에 필요한 자산은 뿌리 채 캐버리고 마는 목돈보다는 이왕이면 뜯는 나물 같은 연금자산이어야 한다. 노후에 연금은 목돈에 비해 주는 이점이 많다.


먼저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목돈은 빼 쓰다 보면 자금이 계속 줄어들면서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살 지 모르는 상황에서 줄어드는 자금을 바라보는 심정이 편할 리 없다. 그래서 목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경우 노후 후반으로 갈수록 스스로 긴축해서 생활비를 쓰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결국에는 어느 순간 노후자금이 바닥나기도 한다. 혹여 의료비나 기타 급박한 비용 등으로 한꺼번에 큰 규모의 자금을 지출이라도 하게 되면 노후자금의 바닥은 더 빨리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연금은 그런 걱정이 없다. 목돈이 줄어드는 것을 바라볼 필요도 없고, 그래서 불안해 할 이유도 없다. 연금은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내어준다. 젊은 시절 받았던 월급의 역할을 연금이 대신하게 되면서 노후생활에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잘 준비한 국민연금은 은퇴 후 노후생활의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핵심연금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안정성에다 기한없이 평생토록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생활비의 화수분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목돈을 잘 운용해 원금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처럼 저금리 시대에 웬만큼 큰 목돈이 아니고서는 생활비 인출로 인해 원금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은행권의 평균 수신금리는 1.35%다. 그나마 이자의 15.4%를 세금으로 내고 나면 실질금리는 1.14%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1억 원을 맡기면 연 114만 원을, 10억 원을 맡기면 연1,140만 원을 받게 된다는 의미인데, 10억 원을 맡겨도 한달에 100만 원의 생활비도 못 쓴다는 소리다.


혹여 수익률을 높여보겠다고 고수익 자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이라도 나면 자칫 노후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 설사 고수익 자산을 잘 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기력이 떨어지고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후에 그처럼 고수익 자산을 잘 운용하기란 쉽지 않다. 운용에 대한 걱정이 없고, 심지어 오르는 물가만큼 연금액을 늘려주기도 하는 연금이 그래서 노후에 필요한 것이다.


더불어 연금을 노후자산으로 활용할 경우 계획적인 생활과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 매달 일정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므로 이에 맞게 생활을 계획하고 소비할 수 있다. 돈이 떨어질 걱정 없이 항상 일정한 수준의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생활수준 역시 노후 내내 비교적 일정한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


목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경우 스스로 철저한 계획하에 사용하지 않으면 매달 생활비가 들쭉날쭉하게 되고 무계획적인 소비가 발생할 수 있다. 설령 철저한 계획하에 사용한다 하더라도 자신이 언제까지 살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딱 떨어지는 계획을 세우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더구나 의료비처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비용에 대한 지출은 계획자체가 무의미하다.


은퇴 후 노후자금은 이왕이면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생활비를 내어주는 연금자산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젊은 시절 나의 노동력이 끊임없이 생활비를 내어주었다면, 노후에는 연금자산이 끊임없이 생활비를 내어주도록 설계해야 한다.


젊은 시절 노동의 대가가 연금을 통해 은퇴 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의료비나 각종 경조사 비용 등의 긴급자금으로 활용할 약간의 목돈만 모은다면 더할 나위 없는 노후준비가 될 것이다.


[서동필 프로필]

•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금융투자분석사
• 조선일보 금융주치의, YTN, SBS ESPN 패널 출연 등
• 저서 《서드에이지 생활설계하기》, 《괜찮다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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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캠코 문창용 사장 "부실채권 인수·정리로 금융시장 충격 최소화"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16년 11월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 사장으로 부임한 문창용 사장은 부산국제금융센터 본사 3층 캠코마루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창의와 혁신적인 조직문화 확산으로 1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공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1962년생으로 연세대 행정학과와 미 일리노이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가천대학교 대학원 회계세무학 박사과정을 마친 문 사장은 1984년 12월 제28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국세청과 통계청 통계교육원장, 기획조정관 등으로 일했고 세제실 국장급인 조세기획관, 세제실 재산소비세정책관을 두루 거쳤다. 세제실에서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과세 등의 세제정책을 일궈냈고, 2014년 8월 세제실장으로 취임한 후 당시 연말정산 파동을 발 빠르게 대응해 논란을 잠재우는 데 공을 세웠다. 문 사장은 기재부 근무 시절 후배 직원들의 ‘닮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나 뽑혀 업무 능력과 함께 소통과 친화력에서 큰 강점을 보이고 있다. 캠코 사장으로 부임한지 1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문창용 사장을 서울지역본부에서 만났다. Q_ 공직생활을 마치고 공기업인 캠코 사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소감 부
[시론]2017 조세공약(公約)과 공약(空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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