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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행복은 기본적으로 마음에서 시작되는 감정이다. 겉모습이나 처지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운 오리새끼가 남들과 다른 자신의 겉모습에 실망하는 것이아니라 진작에 자기 안의 백조를 볼 수만 있었다면 행복은 훨씬 더 일찍 찾아 왔을 것이다. 얼굴이 잘났든 못났든, 돈이 많든 적든, 지위가 높든 낮든 행복은 마음가짐에 따라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단 얘긴데 비가 새는 방에 누워서도 행복해질 수 있는 몇 가지 마음가짐이 있다.


1. 세상 일이 어디 다 내 책임인가


[밀그램 실험] 미국 예일대의 심리학 교수였던 스탠리 밀그램은 1961년 ‘복종’과 관련한 유명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고, 이들을 각각 교사역과 학생역 두 부류로 나눴다. 실험은 간단했다. 교사역을 맡은 참가자가 학생역 참가자에게 문제를 내고, 문제를 틀리면 밀그램 교수의 지시에 따라 전기충격이 가도록 단추를 누르면 되는 실험이었다. 이 실험의 핵심은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점점 더 센 충격이 가도록 설계돼 있고, 가장 높은 수준의 전기충격은 450볼트여서 이 충격을 받으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데 있었다.


실험 참가자들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애초 밀그램 교수는 교사역을 맡은 실험 참가자들이 아무리 지시를 하더라도 450볼트의 전기충격 단추를 누르는 비율은 채 1%도 안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63%의 사람들이 학생역 참가자들의 고통스런 비명소리에도 불구하고 치사수준에 해당하는 450볼트의 단추를 눌렀다. 물론 전기충격 장치는 가짜였고, 학생역 참가자 역시 미리 입을 맞춘 가짜였다.


이 실험은 권력에 복종하는 사람의 심리와 관련한 것이지만, 우리에게는 행복할 수 있는 마음가짐 하나를 시사하고 있다.


이 실험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의 63%는 살인을 저질렀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사람을 죽였지만 이들은 생각보다 심적고통이 크지 않을 수 있다. 63%라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단추를 눌렀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심적 고통이나 죄책감이 컸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단추를 눌렀을 리 만무하다.


이들이 사람을 죽이고도 죄책감이 크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비극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저명한 대학의 교수가 지시하는 것에 따랐을 뿐 나는 죄가 없다는 심리다. 남 탓하는 것이다. 이는 상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하는 전쟁터에서 수 많은 전쟁범죄가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것이나 고통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을 때 우리는 좀 더 편안해질 수 있다. 물론 부정적 현상의 원인을 지나치게 주변의 탓으로만 돌리고 자기 내면의 문제를 등한시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자기만을 자책하고 우울해 할 필요도 없다. 내 안의 긍정적인 것은 최대한 끄집어 내고, 부정적인 것은 외부와 나누어 짐 질 때 마음은 좀 더 편안해질 수 있다.


2.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여기, 지금, 현재


플라톤 : 스승님, 저는 언제쯤 인생 최대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요?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보리밭을 가리키며, 이쪽에서 저쪽 끝으로 가면서 중간에 가장 크고 좋은 보리이삭을 따오라고 시켰다. 단 뒤돌아 가지는 못하게 했다.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한 플라톤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막상 그가 돌아 왔을 때 그의 표정은 어두웠고, 두 손은 비어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이유를 묻자 플라톤이 대답했다.


플라톤 : 보리밭에 들어가자마자 이삭들이 모두 크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가면 더 크고 좋은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따기를 머뭇거렸죠. 그러다 결국에는 아무것도 따지 못하고 보리밭을 다 건너고 말았습니다.


소크라테스 : 그렇다. 모든 희망을 내일에 걸지 마라. 네가 숨 쉬고 있는 지금이 가장 소중하다.
‘마흔수업’


나이가 들수록 느는 건 걱정과 흰머리란 말이 있다. 흰머리가 느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걱정거리는 마음가짐의 문제로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걱정거리가 느는 것은 과거로 인한 힘든 기억이 계속 쌓이는데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걱정의 상당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혹은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우리가 숨쉬고 있는 공기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의 공기다. 현재를 충실하게 살면 그만이다. 플라톤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 가장 성공적인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앞에 어떤 성공과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지만, 우리의 인생은 지금 바로 눈앞의 보리밭에서 펼쳐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화려한 시절이다. 지금 이 순간의 보리이삭을 움켜 쥐어야 한다.


3. 한계는 없다.


벼룩을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책상 위에 여러 마리의 벼룩을 올려 놓고 손바닥으로 책상을 쳤다. 벼룩들이 놀라서 팔짝팔짝 뛰기 시작했고, 어떤 벼룩은 자기 키의 100배까지 뛰기도 했다. 이제 벼룩 위에 유리덮개를 설치하고 다시 책상을 쳤다.


처음에는 높이 뛰던 벼룩들이 계속해서 머리가 덮개에 부딪치자 나중에는 부딪치지 않도록 스스로 높이를 낮춰서 뛰는 현상이 관찰됐다. 유리덮개의 높이를 더 낮춰보았다. 이번에도 벼룩은 몇 번을 부딪치자 뛰는 높이를 스스로 더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식으로 덮개의 높이를 낮춰가며 계속 실험을 하다가, 나중에는 유리덮개를 아예 치우고 벼룩이 뛰는 모습을 관찰했다. 벼룩은 책상을 아무리 세게 쳐도 마지막 유리덮개의 높이 이상으로 뛰지 않았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이런저런 한계를 짓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뭔가 새로 시작하기에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난 안돼’, ‘이 나이에 무슨’, ‘난 그럴 만한 능력이 없어’라며 스스로 한계짓고 있지 않은지. 나이란 유리덮개를 스스로 머리 위에 씌우고 그 이상은 아예 뛸 생각을 안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한계는 마음가짐에 따라서는 뛰어넘을 수 있다. 거꾸로 마음가짐에 따라서는 그 한계에조차 이르지 못하기도 한다.


4.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두 말할 것 없이 ‘나’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왔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님의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학교에 들어가서는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커서는 갖가지 자격증과 연수로 스펙을 쌓고 회사에 들어가서는 상사의 눈에 들기 위해 애쓴다. 결혼을 해 가족이 생기면 이에 대한 부양은 인생의 최고 목표가 된다.


인생에서 나는 온데 간데가 없다. 주위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들 모두를 100% 만족시키기란 어차피 불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나 한 사람을 만족시키면 인생은 그걸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 젊은 소싯적에 못했다면 이제부터라도 하면 된다. 이제 주위 사람이 원하는 내가 아닌,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살아볼 차례다.


인생은 계절의 변화처럼 반복되고 순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의 연속된 시간에 불과하다.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도 않고, 흘러간 시간은 그걸로 끝이다. 인생은 단 한번이다.


가장 깊은 절망은 자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 키에르케고르 –


[서동필 프로필]

•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금융투자분석사
• 조선일보 금융주치의, YTN, SBS ESPN 패널 출연 등
• 저서 《서드에이지 생활설계하기》, 《괜찮다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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