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이상 급등 소식에 적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대열에 합류하였다. 코데즈컴바인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하고 판단하기 보다는, 고 수익 환상에 사로잡혀 ‘묻지마’ 투자로 주식을 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지난 5일 동안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최고점에 비해 1/20 수준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이 과정서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떠안게 되었다.
코데즈컴바인의 주가하락은 진행형이며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얼마나 더 확대될지 미지수다. 재무제표까진 아니더라도 투자 지표 몇 가지만 확인 했어도 발을 담그기엔 너무나 위험한 주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어리석은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을 텐데 안타까울 뿐이다. 코데즈컴바인의 실적과 재무 상태는 여러 방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3개의 지표만 보아도 경영난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매출총이익률 : -16.4%
매출총이익률이란 상품을 팔았을 때 기업이 남기는 이윤의 비중을 의미하는데, 코데즈컴바인은 -16% 수준이다. 이는 상품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은 고사하고, 실제 제조 비용에도 미치지 않는 가격에 상품을 팔고 있음을 뜻한다. 즉, 제조하는데 10,000원이 든 상품을 8,400원에 밑지면서 팔고 있는 꼴이며, 팔 때마다 손실이 늘어나는 비정상적인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영업 행태는 단기적으로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고 악성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가격 측면의 할인 활동에 기인한다고 추측된다. 제품 경쟁력 보다는 할인 및 프로모션에 의지하여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이른 바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출혈 정책이라고 판단되며, 이로 인해 수익성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 등의 다른 수익성 지표 또한 열악함은 불 보듯 뻔하다.
◆재고자산회전일수 : 204.9일
재고자산회전일수란 재고 상품이 실제 판매되기까지 며칠이나 소요되는지 알려주는 개념이다. 코데즈컴바인은 약 205일이다. 즉, 생산된 상품이 1년의 절반 이상을 창고나 매대에 머물러 있음을 뜻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음은, 그만큼 코데즈컴바인 상품에 대한 시장과 소비자들의 외면이 심화되었음을 시사한다.
◆매출액증가율 : -82.9%
코데즈컴바인의 매출액증가율은 -83% 수준으로, 2014년 천 억을 웃돌던 매출이 2015년에는 100억대로 감소하였다. 불과 1년 만에 사업의 규모가 1/5 이하로 축소된 것이다.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평균 14% 이상으로 매출이 성장한 반면, 코데즈컴바인은 최하위권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 그 과정이 생각보다 급하고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가는 단기적으로 소리소문으로도 등락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의 거래는 기업의 소유권을 사고 파는 일이며, 장기적으로는 근본적 실적과 재무상태에 수렴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코데즈컴바인 주식의 몰락은 시간의 문제였다. 애초에 코데즈컴바인의 주가는 스스로의 날개 짓이 아닌 주변에서 부는 바람으로 높이 올라선 것. 바람이 사라진 후에 날개 없는 것이 추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사람들은 주식에 투자할 때, 감수해야 하는 위험 보다는 창출 가능한 수익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주식으로 돈을 버는 것만큼이나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하지만, 기본적 재무 검토만으로도 위험한 투자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공시 자료나 주요 투자 지표를 꼼꼼하게 짚고 넘어가는 습관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박재준 ㈜ 앤톡 (Antock) 대표
▲이력 : Ernst & Young FSO (금융사업본부) 과장, Corporate Value Associates Senior Consultant
▲학력 : Columbia Business School MBA,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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