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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과 향후 과제

진정한 의미에서 가격과 서비스를 통한 시장경쟁 본격화

  • 등록 2015.12.01 09:38:14

(조세금융신문=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배경

보험산업 현황… 우리나라 보험산업은 IMF 위기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세계 8위로 성장하였다. 금융산업에서 보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자산기준으로 20%에 달한다.

그러나 보험산업은 최근 들어 저성장·저금리와 인구 고령화라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직면하게 되어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이 더 이상 어려워지게 되었다.

더욱이 보험시장이 포화되어가고 있으며, 금융업권간융·복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험산업 규제와 문제점…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보험산업의 역량이 부족하고 시장질서, 재무건전성 등과 관련한 감독체계도 미비하여 상품 및 가격 규제가 이를 보완하였다. 1990년대 들어 재무건전성 규제가 도입되었고 이와 함께 상품 및 가격 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현재까지 재무건전성 규제는 국제적 수준으로 강화되고 있지만 상품 및 가격 규제의 경우 명시적·비명시적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재무건전성, 시장질서 등과 관련한 규제와 균형과 조화가 맞지 않아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현 시점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첫째, 명시적·비명시적 규제로 인해 다양한 상품 개발이 어려워 보험회사간 차별성이 없는 획일적인 상품만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둘째, 시장경쟁이 서비스와 가격 등 상품 차별성보다는 판매채널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판매채널간 과당경쟁과 불완전 판매, 그리고 시장질서 문란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셋째, 자산운용과 관련한 각종 사전적 규제로 보험부채 특성에 맞는 자산운용이 어렵다. 가장 안전한 국채 위주로 자산운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문인력도 부족하고 역량도 취약하다.

넷째, 보험산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등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다섯째, 규제에 안주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등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도 매우 더디다. 더욱이 2020년 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에서부터 바꾸는 부채 시가평가를 앞두고 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험산업의 질적 재도약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발표되었고, 이에 따라 보험산업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과 소비자 신뢰가 확보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보험산업 규제 흐름을 살펴보면 시장경쟁과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면서 재무건전성, 소비자보호, 시장질서 간 규제를 균형잡히고 조화롭게 강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상품 및 가격 자율화가 주된 내용인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발표로 우리나라 보험산업 규제체계도 국제적 정합성을 갖게 되었다.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주요 내용

◆상품개발 자율성 제고… 현행 법규상 보험회사는 보험상품 성격에 따라 금융감독원에 사전신고 후 판매(사전신고)하거나 판매 후 사후보고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는 그동안 사실상 지켜지지 않았고 상품 개발은 사전인가제와 마찬가지로 운영됨에 따라 보험회사는 신상품 개발보다는 이미 판매중인 상품을 일부 변형한 상품만을 공급하였다. 결과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은 유사해졌고, 판매채널 경쟁으로 불완전 판매가 개선되지 않았다.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서 의무보험 및 새로운 위험보장을 최초로 개발하는 경우 등에만 사전신고제가 유지된다고 되어 있으나 11월 5일 금융감독원은 모든 상품에 대한 사전신고제 전면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표준약관이 폐지되고 소비자보호 등 규제 필요 사항은 약관준수 사항 등으로 규범화된다.

이에 대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되었다. 먼저 부실상품 판매 등 사후적 책임이 대폭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상품설계기준을 위배하여 판매된 상품에 대한 금융당국의 변경권고권 발동 시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았으나 향후에는 사유공개와 함께 과징금이 엄중하게 부과될 예정이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실손의료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의 경우 각계 전문가 및 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가격 자율화…보험료에 대해서도 소비자 보호 등을 이유로 각종 규제가 존재하였다. 예를 들면 보험료 산정에 가장 기본적인 위험률은 3년(실손의료보험은 1년)마다 ±25% 범위내에서만 조정이 가능하였다. 통계적 위험률 산출시 안전할증도 30%까지만 허용되었다.

보험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보험료 할인율도 금감원이 정하는 표준이율과 거의 동일하였으며, 공시이율도 공시기준이율의 ±20% 범위 내에서만 적용이 가능하였다.

이에 따라 보험료가 동일한 시점에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되면서 가격 차별성이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장기간 보장이 가능한 보험상품 개발이 어려워 갱신형 상품만이 공급되고 갱신 시 보험료가 크게 상승하여 소비자 불만이 야기되었다.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라 위험료 조정한도가 없어지고 표준이율 산출제도 역시 폐지되는 등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가격 규제가 정비된다. 이에 대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을 활용하여 보험료 비교·공시를 활성화함으로써 소비자들이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리고 비교·공시항목을 신규로 도입하여 온라인 판매에 적합한 표준화된 전용상품 개발을 유도하기로 하였다.

◆자산운용 규제 완화…
자산운용과 관련한 현행 규제를 보면 외국환·파생상품 및 유가증권 투자 등에 대한 직접적인 한도 규제, 자산범위 제한, 파생상품 열거주의 등이 자산운용 및 해외투자, 그리고 수익률 제고를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신종자본

증권의 경우 후순위채권과 동일한 발행요건이 요구되고 있으며 후순위채권 상시 발행도 허용되지 않아 효율적인 자본조달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따르면 자산운용규제 패러다임이 사전적·직접적 방식에서 사후적·간접적 방식으로 전환된다. 각종 한도 규제가 원칙적으로 폐지되나 재무건전성 규제를 통해 사후감독이 강화된다.

보험회사의 해외 진출 및 해외투자 활성화를 저해하는 규제도 개선된다. 신종자본증권의 상시발행이 허용되고 기본자본 인정비율도 25%로 상향 조정된다. 그리고 부채시가평가 도입을 앞두고 주요국의 준비 상황 등을 보아가며 관련 제도가 단계적으로 정비된다.

◆판매채널 전면 혁신… 시장질서 문란을 개선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판매채널도 전면적으로 혁신된다. 자율적인 판매규율 재정립을 통해 보험대리점·설계사의 불완전 판매 및 과다 수수료 요구 등 부당·불공정 행위가 억제된다.

그리고 보험상품 판매 시 판매인의 설명의무 미이행 또는 기존계약 부당 해지(승환) 시 과징금·과태료 등 금전제재가 강화된다.

장기적으로 대형 법인보험대리점의 보험상품중개업자 전환을 통해 상품판매에 대한 권한·책임이 명확히 부여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입법화 방안 마련이 추진된다.

◆환경변화 적극 대응…
핀테크 시대에 부응하여 아날로그적 규제가 일체 개선된다. 예를 들면 대면가입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는 보험가입 절차를 온라인 환경에 맞게 재정비된다.

그리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상품 도입 등 다양한 핀테크 기술 접목을 적극 유도할 예정이다.
보험금 청구·지급 절차도 온라인·모바일화가 추진된다.

보험산업에 대한 영향 및 과제

◆보험산업에 대한 영향…
상품 및 가격 자율화로 보험시장은 진정한 의미에서 가격과 서비스를 통한 시장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가격 자율화로 보험료가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주요국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시장경쟁이 가격 상승을 억제할 것이다.

서비스가 개선되고 보험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상품 출시로 소비자 혜택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시가평가에 대한 준비도 보다 원활해질 것이다.

그러나 시장경쟁으로 낙오되는 보험회사가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중소형 보험회사는 대형 보험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의 혜택을 더 많이 받아왔다는 측면에서 전문화 또는 M&A가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향후 과제…그동안 수많은 보험산업을 개혁하고자 하였지만 이번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의 경우 비유하여 평가하자면 성경에 나오는 ‘홍해가 갈리지는 모세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모세의 기적에서 주목해야 할 사건은 첫째, 이집트가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탈출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점, 둘째, 이스라엘 민족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오랜 기간 광야생활을 했다는 점, 셋째, 광야생활이 길어지자 일부에서 이집트 시절을 그리워했다는 점 등이다.

상품 및 가격 자율화로 보험산업은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이 재편되는 등 상당기간 광야생활과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와중에 소비자보호 문제 사례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근거로 보험업계나 금융당국에서 자율화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을 것인데 이를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다. 즉, 상품 및 가격 자율화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소비자보호이다.

서비스의 질적 개선없이 보험료만 올라갔다는 비판을 듣지 않도록 상품 개발부터 언더라이팅, 판매·유지, 보험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도 시간과 인내심을 갖고 처음으로 첫발을 뗀 상품 및 가격 자율화가 정착되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
전)한국은행 미시경제연구실장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University of Michigan 경제학 석사, 박사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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