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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에 13통 전화한 은성수…아들 ‘병역기피 고발취하’ 종용 의혹

감사원 “병역법 고발 취하 13차례 부정청탁”
병무청 전‧현직 직원 검찰 수사 의뢰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청탁을 받아 그의 아들 병역 기피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병무청 전‧현직 직원 대상 검찰 수사가 의뢰됐다.

 

9일 감사원은 부정 청탁 혐의가 의심되는 은 전 위원장에 대해 관련 자료를 검찰에 송부, 은 전 위원장 아들 병역 기피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병무청 전‧현직 직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날 감사원이 발표한 ‘2023년 공직비리 기동감찰’ 결과에 따르면 은 전 위원장의 아들 은모씨(32)는 대학원 유학 목적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미국에 머물던 중 2021년 9월, 11월 미국 영주권 신청을 사유로 병무청에 국외 여행 연장허가를 신청했다.

 

은씨는 병무청이 허용한 국외 여행 허가기간(2021년 9월) 만료 직전인 그 해 7월께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상태였다.

 

병무청은 은씨의 여행 기간 연장에 대해 “정당하지 않은 사유”라며 불허 결정을 내렸고, 2021년 11월 20일까지 귀국을 고지했다.

 

하지만 은씨는 입국하지 않았다.

 

병무청은 2021년 12월 은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자 은씨는 국외 여행 허가신청 불허 조치에 대해 병무청에 이의를 제기했다.

 

은 전 위원장은 당시 퇴직한 지 세 달가량 경과했던 시기였는데, 서울지방병무청 과장 A씨에게 13차례 전화해 “아들의 이의신청을 인용해주고 고발을 취하해달라”고 청탁했다는 게 감사원 측 설명이다.

 

감사원 측은 은씨의 아버지가 전 금융위원장이라는 사실을 당시 병무청 관계자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 전 위원장의 전화를 받은 이후 A과장은 실무자들에게 은씨의 귀국연장 불허 조치에 대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직원들은 ‘전례가 없다’며 반대하자, A과장은 자신이 직접 은씨의 이의신청 인용 관련 검토보고서를 작성했다. 결과적으로 A과장은 해당 보고서를 2022년 1월 당시 B서울지방병무청장에게 보고 후 최종 결재를 받았다.

 

검토 보고서에는 ‘父, 은성수’라며 은 전 위원장의 진술 내용도 자세히 포함됐다.

 

은씨는 고발이 취하된 후 2022년 1월 입국했다. 다만 입대하지 않았다. 귀국 2주 후 입영 전 가사정리를 사유로 미국에 재출국했고, 현재까지 병역을 면탈 중이다.

 

병무청은 2022년 5월 은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다시 고발한 상태다.

 

또한 2023년 12월 A과장(퇴직)과 B국장을 병역법 위반 방조 및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에 은 전 위원장은 지적받은 것과 같은 청탁 사실은 없으며, 절차에 관해 내용을 물어본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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